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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유리관 직접 고르는 김정일 … JTBC, 1994년 금수산궁전 영상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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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생전에 개조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김정일의 시신도 이곳에 안치된다. JTBC는 20일 ‘위대한 령도자(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금수산기념궁전 건설 사업을 지도’라는 제목의 영상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영상은 김정일이 아버지 김일성 사망 직후 금수산기념궁전을 개조하는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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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에 담긴 17년 전 김정일의 모습은 세월을 감안하더라도 사망 전 모습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국방복을 입은 모습은 같지만 지금보다 살집이 있고 피부가 팽팽한 모습이다. 또 검고 숱이 많은 머리카락과 큰 안경 덕분에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

 김정일은 대리석 재질의 표본을 놓고 적합한 재질을 직접 고를 정도로 금수산기념궁전의 개조에 열의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는 김정일이 김일성의 유리관을 직접 고르고, 바닥과 기둥에 쓰는 대리석도 최고급으로 쓰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설계도면을 직접 가리키며 건축 작업을 주도하는가 하면, 금수산기념궁전의 축소 모형을 가리키며 작업을 지시하는 장면도 있다.

17일 사망한 김정일(사진 위 가운데) 국방위원장이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 직후 개조공사가 진행 중인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설계도면을 살펴보고 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유리관 속에 안치된 김일성의 시신. 아래 오른쪽은 김일성 시신을 참배하는 김정일. [JTBC 제공]

 영상에는 인민군 정예부대에 금수산기념궁전 건설 작업을 지시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에 따르면 인민군은 밤에도 불을 켜고 작업하고, 눈 내리는 한겨울에도 공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금수산기념궁전은 당초 김일성의 생일인 1995년 4월 15일까지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김일성 서거 1주기가 돼야 공사를 마쳤다.

 공사가 마무리된 뒤 김정일이 유리관에 들어 있는 김일성의 시신을 향해 거수경례가 아닌 목례를 올리는 장면도 공개됐다. 개조된 금수산기념궁전의 중앙홀 가운데에는 너비 60m에 달하는 대형 김일성 초상화와 김일성 입상이 들어섰다.

궁전 앞에는 광장도 새롭게 조성됐다. 광장은 김일성(1912년 4월 15일)과 김정일(1942년 2월 16일)의 생일에 맞춰 폭 415m, 길이 216m로 조성됐다. 17년 전 아버지 시신을 모셨던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이제는 아들이 잠들게 된다.

김경진 기자

◆금수산기념궁전=평양시 대성구역 미암동 금수산(모란봉) 기슭에 있다. 1977년 5층짜리 석조건물로 준공돼 주석궁으로 활용되다 94년 김일성 사망 직후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개조됐다.

김정일 1942~2011
금수산기념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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