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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의 산실로 ‘제2 개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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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기술대(이하 서울과기대)가 ‘2020년 국내 10위 대학, 아시아 50대 대학’을 목표로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과기대는 서울산업대에서 서울과기대로 교명을 변경하고, 2012학년도에 일반대학으로 첫해를 맞는다. 실용중심의 연구체계를 갖추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 공학·인문·예술을 융합한 21세기형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성과는 벌써 드러나고 있다. 지난 8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학교 규모별 취업률 현황에서 73.5%의 취업률을 기록하며 전국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서울과기대의 이런 변화를 드러내듯, 16일 서울과기대 교정에서 만난 재학·졸업생들의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글=정현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김빛나(왼쪽)씨와 이헌중씨는 “대학 간판보단 내 실력이 진짜 경쟁력”이라며 “서울과학기술대가 경쟁력의 토대를 마련해줬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원 기자

리더스 프로그램으로 실전 훈련, 취업 난관 뚫어

“몇몇 기업은 지원자 한 명에게 1시간을 들여 면접을 진행할 정도로 지원자의 인격·인성·가치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려고 해요. 그런 면접은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고 나만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죠.” 두산동아 경영관리부문 구매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빛나(26·여·경영학과 졸업)씨는 치열한 취업경쟁에서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솔직한 면접태도’를 꼽았다.

 이력·외모·화술에만 치중해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학생들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김씨는 "서울과기대 재학시절 참가했던 리더스 프로그램 덕분에 면접에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더스프로그램은 지난해 여름부터 서울과기대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시작한 취업실전훈련과정이다. 3주간 합숙하며 관심분야 업계동향을 분석하고, 영어면접·토론부터 자기소개서 작성까지 취업에 필요한 실전능력을 훈련한다.

김씨는 “대기업 인사실무자와 헤드헌터 전문가들로부터 취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영어면접 연습과 팀별 과제로 매일 새벽 2시에 잠들 정도로 강행군이었지만, 어떤 면접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취업현장의 생생한 정보를 듣고, 실전훈련을 병행할 수 있었던 게 취업성공의 발판이 됐다.

간판보단 실력이 경쟁력, 서울과기대서 꿈 이룬다

2011 로봇국제콘테스트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헌중(25·기계설계자동화공학부 3)씨는 “로봇대회에 참가하면서 내 실력을 한층 키울 수 있었다”며 “학교에서 배운 실전과 같은 교육이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로봇만큼 기계설계와 관련된 이론이 종합적으로 응용되는 분야도 없어요. 특히 산업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영상처리기술은 로봇기술의 핵심 중 하나죠.” 로봇의 작동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대회를 거치면서 기계설계 기술을 정교하게 갈고 닦을 수 있었다.

 이씨가 로봇대회에 참가를 결심했던 이유는 또 있다. 연구자에 대한 이씨의 평소 생각 때문이다. 이론만 박식한 연구자보다 실험·연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 많은 돌발상황에도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교훈은 경험으로 깨달을 수 밖에 없죠. 로봇을 만들면서 수백 번 실험을 반복하고 오차를 수정하면서 연구자로서의 자질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대회 경험을 쌓으면서 목표도 생겼다. 지난 로봇 대회에서 사물인식(로봇이 사물을 손으로 집어 일정거리를 이동한 뒤 목표지점에 내려 놓는 종목)과 장애물피하기 종목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어떤 팀도 성공하지 못했던 분야였다. “이씨는 내년 대회에선 이 종목까지 완벽하게 성공시켜 보고 싶다”며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포부를 밝혔다.

융합공학전공 MSDE로 실무능력 키워

서울과기대의 MSDE(생산시스템·설계공학) 전공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와의 복수학위 프로그램으로 전기전자공학·나노·광학·산업공학을 종합적으로 배우는 융합공학 학위과정이다. 2012년 LG전자 입사가 확정된 김아현(24·여·MSDE 4)씨는 “모든 전공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기업 실무자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적인 프로그램 응용 기술도 가르친다”고 장점을 말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와의 미국 연수프로그램, 해외 인턴십, 국제 공동 캡스톤 디자인 과제 수행과 같은 국제교류 활동도 활발하다. 김아현씨는 “영국·미국 연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지난 겨울에 참가했던 노섬브리아대 참관수업이 국제적 안목을 길러줬다”고 회상했다. MSDE 전공이 개설된 지 10년이 넘으면서 대기업에 취업하고 석·박사 과정을 밝고 있는 선배들도 늘고 있다. 2003년부터 누적통계로 졸업생 96%가 대기업에 취업했거나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지난 4월엔 이런 선배들을 초빙해 MSDE 자체 취업박람회를 열기도 했다. 김아현씨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융합공학을 배울 수 있었다”며 “학교 수업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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