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개성공단 자발적 조업 중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19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취재진들이 개성공단에서 나온 차량을 세우고 운전자에게 북녘 분위기를 묻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개성공단은 19일 김정일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모든 공장이 가동을 멈춰 정상조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북한 근로자들을 귀가시키거나 애도시간을 주기 위해 가동을 중단한 것이다. 북한 당국은 이날 기업의 가동 여부에 대해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개성공단 진출 기업들은 재가동 시점 여부가 불투명해 애를 태우고 있다. 당장 북한 근로자들이 내일 정상 출근할지, 남북한 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성공단에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처음 전해진 것은 서울과 똑같은 이날 정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를 통해서다. 개성공단에서 근무 중인 통일부 산하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울과 비슷한 시간에 우리 쪽(위성방송)을 보고 (김정일 사망) 처음 알았다”며 “이쪽(북측) 직원들은 전혀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다”며 “궁금한 것은 서울의 재단을 통해 확인하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한 기업의 개성공단 주재원은 “오전엔 정상조업을 했지만 오후에는 전면 중단됐다”며 “입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북측) 직원들을 일찍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4만8000여 명의 북한 직원은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출근을 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사망일이 17일 오전 8시30분이라고 발표했지만 주민들은 전혀 낌새를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123개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주재원 880여 명과 입주 기업을 지원하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직원 40여 명이 체류 중이다.

 개성공단 진출 기업들은 그러나 정상가동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섬유업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생산 일정에 어느 정도 차질이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우선 내일 아침 북한 근로자들이 정상 출근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정훈·채승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