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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대위, 내수·일자리·복지 실전형 리더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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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게시판 텅 빈 한나라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하루 전인 18일 여의도 당사의 텅 빈 게시판이 지도부 공백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은 19일 오후 14차 당 전국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가 본격 가동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비대위원 인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핵심 당직자는 18일 “박 전 대표가 전국위가 끝나자마자 바로 비대위원 명단을 발표하진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비대위 구성을 마치려면 일러야 이번 주말께가 되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본인이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걸며 비대위 인선을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의 후보 리스트엔 그가 강조하는 내수·일자리·복지 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실전형 리더들이 올라 있다고 한다.

 지난주 비대위 참여 요청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 A씨는 직원이 1000여 명인 중견 기업인이다. A씨는 벤처업계에서 탄탄한 실적을 쌓았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크고 사회공익 활동에 적극적이다. A씨는 비대위 참여를 요청받았느냐는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상 A씨는 비대위 참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구성에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진 40대 경영학 교수 B씨는 “박 전 대표가 정치권 내 경쟁보다 국민의 마음에 호소하는 정책으로 당을 이끌어 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책 전문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비대위원 후보로 여러 명이 거론되지만 당사자들은 금시초문이란 반응이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홍정욱 의원, 중앙대 이상돈 교수 등은 “박 전 대표 쪽에서 아무런 연락이 온 게 없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불출마 선언 당시의 심정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비대위원으로 제 이름을 더 이상 거론치 말기를 바란다”며 “저는 비대위 밖에서 계속 백의종군하면서 비대위의 성공을 위해 적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연세대 박영식 전 총장도 비대위원을 고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서울대 강원택·송호근 교수는 “연락도 없었고 요청이 와도 수락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서강대 윤병세 교수, 서울대 김난도 교수,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 등도 영입이 거론된다.

 다만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과는 별도로 현재 공석인 사무총장, 대변인 등 핵심 당직은 곧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계파 해체의 의미를 담기 위해 기존 이명박·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을 배제하고 중도파 의원들을 발탁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박 전 대표는 19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강력한 당 쇄신 의지를 밝히면서 비대위의 윤곽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한 측근은 “디도스 사건은 ‘박근혜 비대위’가 헤쳐나가야 할 첫 번째 과제이기 때문에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나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는 단호한 입장 표명이 나올 수 있다”며 “2006년 지방선거 때도 박 전 대표는 공천 비리 의혹이 일자 당이 먼저 나서 해당 의원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글=김정하·조현숙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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