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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엔 휴대폰·KTX승차권도 문화재”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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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하면 한옥이나 전통 사찰, 고서적이나 도자기처럼 우리 생활과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휴대전화나 KTX 승차권도 미래에는 문화재가 될 수 있습니다. 등록문화재 제도를 도입한 것도 생활 속에서 문화재를 더욱 가까이 느껴보자는 뜻에서였습니다.”
박영근(사진)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은 문화재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 못지않게 이를 활용하고 그 속에 담긴 스토리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순종황제의 어차(御車·등록문화재 제318호)가 전시돼 있는 경복궁 내 고궁박물관에서 박 국장을 만났다.

-등록문화재 현황은.
“올해 12월 현재 485점이 등록돼 있다. 초기에는 학교나 역사(驛舍) 등 건물이 많았는데 요즘은 자동차·전화기·영화필름 등 동산(動産)이 늘어나고 있다.”

-어떤 게 등록문화재가 될 수 있나.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났고, 각 분야의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있는 것이면 후보가 될 수 있다. 관계 전문가 3인 이상의 조사와 30일 이상의 등록예고 과정을 거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선정된다.”

-등록문화재에 선정되면 어떤 대우를 받게 되나.
“문화재청에서 소유자·관리자에게 기술지도를 하고, 수리가 필요하면 비용을 대 준다. 다만 외관을 4분의 1 이상 변경하거나 철거·이전할 때는 문화재청에 신고해야 한다. 매매나 양도에 제한은 없다.”

-등록문화재가 되면 가치가 크게 올라가나.
“엄복동 자전거(제466호)는 지난 10월 고궁박물관에서 전시할 때 보험가액이 3억원이었다. 동산문화재는 매매할 경우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건축물의 경우 리모델링 등 개발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는다.”

-앞으로 등재될 후보군은.
“올해 기초조사를 한 체육과 조각 분야에서 많이 나올 것이다. 산업·기술 분야에서 최초의 국산품, 현대 건축가의 건축물, 국회의사당 등 현시대 역사를 대변하는 건축물도 등재될 것으로 본다.”

-등록문화재를 널리 알릴 방안은.
“파주 임진각의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전남 곡성역 주변의 ‘섬진강 기차마을’ 등을 문화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다. 근대 영화는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한국영화회고전’으로 소개했다.”

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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