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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좋은 낙폭과대 株 ‘보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가를 따질 때 기업실적을 반영하는 것은 ‘영원한 투자잣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합주가지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올해 서머 랠리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지만, 예상보다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미국의 반도체 경기 호황 지속에 대해 의문부호가 찍히면서 촉발된 외국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도, 아직도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자금시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듯하다. 때문에 종합주가지수는 보름 만에 13.4%(1백14포인트)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 붙고 있다.

8월의 주식시장도 전망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5월 말부터 지수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게 했던 투신사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한 이유. 그런데 사모펀드의 경우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사모펀드를 통해 적대적 M&A를 활성화시키려는 정부의 의도가 시장에 확실히 전파된다면 증시는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한편 농어촌특별세 과세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서 우여곡절 끝에 판매에 들어간 비과세 펀드는 주식형으로의 자금유입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외국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시장을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다. 7월중반까지 1조5천억원에 이르는 상장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시장에 활력을 제공해 주었던 외국 투자자들은 7월19일 이후 4천여억원어치의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 매도는 일시적인 차익의 실현일 가능성이 크고, 많은 외국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1주일간의 순매도를 한국시장 이탈 움직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시장을 리드해 나갈 만한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 투자자들마저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실적호전주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 있다고 본다. 주가는 기업의 이익규모와 변화방향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다. 때문에 주가를 따질 때 기업실적을 감안하는 것은 ‘영원한 투자잣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얼마 전 미국 닷컴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을 때 닷컴기업의 대표주자인 야후의 실적호전 소식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이후 기업들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의 이익증가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예측은 반기가 지나고 개별 기업들의 반기실적이 집계, 발표되는 이번 주부터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시장이 지금 잠시 침체기에 있더라도 실적은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가 임박해 오고 있다. 젊은 시세의 젊은 주식을 사야 큰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적은 호전되고 있는데 내재가치와는 상관없는 주변의 시장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락했고, 그 하락 폭이 예상 외로 컸다면 그런 종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아마 주변 여건이 개선되고, 주가가 반등할 때 다른 종목군보다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낙폭과대보다 더 큰 호재는 없다’는 주식격언도 곁들여 상기해 보자.

많은 실적호전주 중에서 기업규모가 크지 않고, 단기간의 낙폭이 컸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을 듯싶다. 자본금 규모가 큰 대형주들의 경우 실적이 호전되더라도 주당가치의 증가 폭이 중소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작다.

또한 지금 시장은 대형 실적호전주보다는 중소형 실적호전주로의 매기유입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장과 개별종목을 바라보자. 이번 주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종목은 케이아이씨, 경동보일러, 계양전기, 한국단자, 율촌화학, LG가스 등이다. 이외에도 삼양통상, 한섬, 퍼시스 같은 우량 중소형주도 주목해볼 만 하다.

김귀중 대유투자자문 운용영업팀 과장 www.dae-yu.com./ 이코노미스트 제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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