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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떠나요, 경기도 하루 여행 ⑫·(끝) 광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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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시작한 ‘가족과 떠나요, 경기도 하루 여행’이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마지막 회는 광주 나들이다. 수도권에서 가장 큰 스키 리조트가 있는 도시이자 조선백자의 역사를 간직한 고장이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만한 동네다.

글=이석희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 수도권 최대 규모의 종합 리조트 - 곤지암리조트

곤지암 리조트 내에서 가장 이색적인 명소 중 한 곳인 이탈리안 동굴 와인 레스토랑인 ‘라그로타’. 이 동굴 안에는 10만 병의 와인을 저장할 수 있다.
지난 10일 문을 연 곤지암 리조트내 스키장. 1년가까이 기다린 스키어들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나들목에서 나와 신대사거리∼궁평리 방향으로 10분쯤 달리면 스키장을 뒤에 지고 초록색 지붕을 이고 있는 건물이 보인다. 스키와 함께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복합형 리조트 곤지암이다. 곤지암리조트의 가장 큰 매력은 서울에서 가깝다는 것이다. 서울시청에서 한 시간, 강남에서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곤지암스키장은 지난 10일 문을 열었다. 지금은 초급·중급 코스 3개만 개장한 상태지만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9개 슬로프를 모두 개방할 예정이다.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오르니 스키장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내려가는 코스는 모두 네 가지. 대부분 중급자용 슬로프지만 폭이 넓어 경사가 심하지 않게 느껴진다.

 곤지암리조트는 슬로프 정원제를 실시하는 국내 유일의 스키장이다. 다른 스키장은 주말만 되면 콩나물 시루가 되기 일쑤다. 리프트 한 번 타려면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릴 때가 태반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려고 내놓은 대책이 슬로프 정원제다. 리프트 5개 중에서 1개라도 대기 시간이 10분을 넘으면 매표소에서 리프트권 판매를 조정한다. 이른바 명품 리조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스키장 밑에 있는 스파동 ‘스파 라 스파’는 스파 매니어 사이에 이미 명소로 통하는 곳이다. 크리스털·사운드·스톤 테라피 등 첨단 테라피 시설을 도입해 인기를 끌었다. 이 ‘스파 라 스파’가 최근 단장을 마치고 새로 문을 열었다. 테라피 시설도 확 바뀌었지만,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스파는 크게 업그레이드됐다. 대표 시설이 헤이(Hay)와 사하라(Sahara)로 불리는 독특한 개념의 찜질방이다. 헤이에는 건초가, 사하라에는 자갈이 깔려 있다.

 스키장 왼쪽 아래에 리조트의 색다른 자랑거리가 숨어 있다. ‘라그로타’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인데 산에 동굴을 뚫어서 만든 독특한 컨셉트의 식당이다. 와인을 보관하기 위해 동굴을 뚫어 동굴와인 레스토랑으로 통한다.

 이 레스토랑에서 토요일마다 무료 와인 시음회를 연다. 정오부터 4시까지 와인 테이스팅을 한다. 와인 시음장 뒤편에 국내에서 가장 큰 와인셀러가 있다. 10만 병까지 보관할 수 있으며 지금은 약 4만 병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용방법=곤지암리조트 홈페이지(www.konjiamresort.co.kr)에 들어가면 리프트·렌털 등 스키장 관련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눈썰매장 개장 소식이 가장 급할 텐데 곤지암리조트 눈썰매장은 연말이나 돼야 오픈할 예정이다. 눈썰매장 요금은 반일권 기준 대인 2만원, 어린이 1만5000원. 패밀리 스파는 주말 기준 대인 2만5000원, 소인 2만원이다. 요가 & 크리스털 싱잉볼 7만7000원(2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 수많은 얼굴을 모아놓았다 - 얼굴박물관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남서 30분이면 스키와 스파 … 조선 왕실 가마터도 가 볼까

박물관 얼굴에는 석인상 등 다양한 모양을 한 얼굴 작품 수천 점이 전시돼 있다.

광주에는 이색 박물관이 있다. 사람의 얼굴을 모아놓은 박물관. 이름하여 ‘얼굴박물관’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수천 점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사람의 표정이 정말 다양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얼굴이 새겨진 석상·조각품·탈·인형·사진·그림은 하나같이 제각각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얼굴박물관은 오로지 김정옥(79) 관장의 노력 덕분에 태어났다. 김 관장은 최근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으로 뽑힌 연극 연출가다. 지금도 서울 동숭로에서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을 공연 중이다. 지난 50년간 김 관장

박물관 얼굴에 전시된 19세기 민불.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 국내는 물론 세계를 돌아다니며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게 오늘의 얼굴박물관이 됐다.

워낙 소장품이 많다 보니 입구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평화를 위한 세계 오케스트라’란 이름의 인형 작품이다. 악기를 연주하는 형태의 작은 인형 60여 개를 모아서 만든 작품이다. 김 관장이 체코·독일·헝가리·중국·터키 등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인형으로 만들었다. 이 작품처럼 김 관장이 해외공연 때마다 벼룩시장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수집한 얼굴 작품이 가득하다.

 2층 문을 열고 나가면 마당에 석인상 등 돌로 된 얼굴 작품 4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어떻게 옮겼을지 궁금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작품이 많다. 1960~70년대에는 리어카로 이들을 직접 실어 날랐다고 하니 주인장의 열정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이용정보=매주 월·화요일은 문을 닫는다. 또 한겨울에는 한 달간 휴관하는데 올해는 오는 26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다.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을 열고 수·목요일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관람료 일반 4000원, 어린이 2000원. week& 오늘 지면을 박물관 얼굴 매표소에 제시하면 25일까지 입장료를 어른 두 명까지 3000원(일반 기준)으로 할인해 준다.

 
# 조선의 마지막 가마터 - 분원 백자관

분원 백자관에 전시된 분원리의 토층 표본. 켜켜이 쌓인 도자 파편이 눈길을 끈다.

경기도 광주 하면 도자기다. 광주는 왜 도자기로 유명해졌을까. 그 해답을 분원 백자관에 가면 찾을 수 있다.

경기도 광주는 조선시대 왕실에서 사용하던 도자기를 굽던 고을이다. 남한강가에 있어 강원도에서 벌목한 나무를 공급받기 쉬웠고, 흙 또한 도자기를 빚기에 좋은 종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에는 15세기 후반만 해도 280개가 넘는 왕실 가마터가 있었다. 그 마지막 가마터가 있던 곳이 바로 분원 백자관 자리다. 일제에 의해 문을 닫아야 했던 1920년대까지

분원 백자관에 있는 청화백자 운용문 항아리.

이 자리에서 132년간 조선백자를 구웠다.

백자관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지만, 관람실은 그리 크지 않다. 전시되고 있는 조선백자도 10여 점에 불과하다. 대신 조선백자의 역사와 의미를 공부하기에는 좋은 장소다. 작품보다는 친절한 해설을 얻을 수 있다. 발굴 당시의 분원리 지층과 수많은 도자기 파편 등이 전시돼 있다.

●이용정보=박물관 얼굴과 직선 거리로 100m쯤 떨어져 있다. 오전 9시∼오후 6시 문을 열고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관람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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