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균 유전구조 완전 해독

중앙일보

입력

아직도 개도국에서 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무서운 전염병인 비브리오 콜레라균의 유전구조가 완전 해독됨으로써 콜레라를 퇴치할수 있는 혁명적인 약이 개발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유전연구소(TIGR), 메릴랜드대학, 하버드대학의 공동연구팀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비브리오 콜레라균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히고 콜레라균은 염색체가 큰 것과 작은 것 두개이고 큰 염색에는 296만1천개, 작은 염색체에는 107만2천개의 염기쌍이 각각 들어있다고 말했다.

TIGR의 환경미생물학자인 존 하이델버그 박사는 이 유전자 지도를 통해 콜레라균이 생명을 이어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6-7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개발될 새로운 치료제나 백신은 바로 이 유전자들을 공격목표로 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델버그 박사는 이 핵심유전자들을 분석하면 콜레라균이 어떻게 인간의 소장(小腸) 점막에 자리를 잡고 먹고 번식하는지와 회초리같이 생긴 꼬리인 편모(鞭毛)를 어떻게 움직이며 이동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델버그 박사는 공동연구팀이 먼저 콜레라균의 DNA가닥들을 화학적으로 분산시켜 유전자들을 찾아내고 DNA가닥들을 하나하나 분석한뒤 재배열하는 방식으로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다른 미생물과 인간 유전자 해독에도 이와 비슷한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콜레라 백신은 죽은 비브리오균을 이용한 것으로 면역효과가 완전하지 못하며 효과가 2-3년밖에는 지속되지 않는다.

2000년이 넘게 인간을 괴롭혀 온 콜레라균은 지금은 미국 등 위생환경이 양호한 선진국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나 물이 자주 오염되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에서는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다.

작년에는 세계적으로 22만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 이중 8천400명이상이 사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밝히고 있다.

콜레라균은 사람의 소장 점막에 자리를 잡고 독소를 분비, 장으로 하여금 물과 전해질을 만들어 시간당 1ℓ씩 설사로 방출하게 함으로써 심한 탈수를 일으킨다. 이때 물을 보충해 주지않으면 환자는 사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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