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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 인정 받은 앤젤리나 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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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8일 LA에서 영화 ‘인 더 랜드 오브 블러드 앤드 허니’ 시사회에 참석한 앤젤리나 졸리. 졸리의 감독 데뷔작인 이 영화는 미국에서 23일 개봉한다. [로이터=뉴시스]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36)가 보스니아 내전을 소재로 한 감독 데뷔작 ‘인 더 랜드 오브 블러드 앤드 허니(In the Land of Blood and Honey)’로 미국제작자조합(PGA)에서 특별상을 받는다.

PGA는 13일(현지시간) 이 영화를 올해 스탠리 크레이머상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보스니아 전쟁의 공포를 배경으로 복합적 러브스토리를 그려낸 뛰어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크레이머(1913~2001)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감독이자 ‘하이눈’의 제작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를 기려 2002년 제정된 이 상은 그동안 ‘불편한 진실’ ‘호텔 르완다’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를 시상해왔다.

 ‘인 더 랜드 오브…’는 전쟁 전부터 아는 사이였던 보스니아계 무슬림 여성과 세르비아계 남성이 포로수용소에서 각각 포로와 감시병사로 다시 만나 겪는 일을 그린 영화로 알려졌다. 메가폰을 잡은 졸리가 직접 각본을 썼고,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오는 23일 미국에서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이미 다양한 논란을 겪고 있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언론인 제임스 브래독이 이 영화가 자신의 2007년 저서를 베꼈다며 저작권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이 한 예다.

이에 대해 졸리는 “여러 책과 다큐멘터리를 참조했지만 문제의 책은 읽어본 적 없다”고 미국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실 이 영화는 제작단계부터 큰 산통을 겪었다. 졸리는 영화를 당초 보스니아(현재 국호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찍으려 했으나 현지언론에 ‘무슬림 여성이 자신을 강간한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영화’라는 식으로 소개되면서 전쟁 피해자들, 특히 여성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영화촬영은 헝가리에서 진행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완성된 영화는 이달 초 사라예보에서 초청인사를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어 “매우 감동적” “아주 객관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현지인 가운데는 “전쟁 당시 세르비아 남성들만이 강간을 저지른 것으로 그리고 있다”며 보스니아 내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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