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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방문자 묶어두기' 수법의 허와 실

중앙일보

입력

미래 웹의 모양과 느낌을 예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미래지향적인 많은 기업들이 광대역 및 질 높은 미디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게 중에는 웹 페이지가 복잡해서는 안되고 대체로 빨리 뜨는 텍스트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 기업들도 있다.

썬의 이전 책임자였고 ‘웹 유용성 디자인(Designing Web Usability)’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제이콥 닐슨은 단순성을 최대한 지지하는 사람이다. 필자는 닐슨을 지난 1~2년간 수 차례 인터뷰했다. 그는 프레임,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플래쉬, 거대한 JPEG, 동영상 GIF를 전부 싫어한다.

웹마스터들은 장식을 최대로 많이 한 교묘한 처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단순성 문제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지만, 성공적인 웹사이트들에는 지나치게 뻔지르르한 것들은 많지 않다. 야후가 바로 여기에 딱 들어맞는 예다.

많은 웹사이트에서 발견되는 보편적인 수법을 살펴보자.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링크는 새 브라우저를 열고 그 브라우저에 링크된 페이지가 들어간다. 내 친구는 오래 전에 자신이 싫어하는 웹 수법 중에서도 이런 수법이 가장 싫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그렇게 불쾌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제이콥 닐슨 역시 그런 수법을 싫어한다. 그는 나름대로 이런 수법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대형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보통 새 브라우저는 이전의 브라우저 바로 위에서 열리기 때문에 새 브라우저에서 뒤로 가는 화살표 단추를 눌러도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초보 사용자가 당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우리는 대다수 사용자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닐슨은 평균적인 사용자들이 아는 것은 오로지 뒤로 가는 화살표가 페이지를 뒤로 돌린다는 것뿐이라고 믿는다.

모든 최신 브라우저에 포함돼 있는 새 브라우저를 띄우는 명령은, 본래 몇 가지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증권 시황이나 그런 비슷한 것들을 위한 미니 화면을 띄우는 팬시 사이트는 아마 오래 전에는 좋은 아이디어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새 브라우저 명령이 사용된 최초의 대상은 무료 웹 페이지 공간을 제공하는 다양한 사이트를 알리는 성가신 광고용 미니 창을 여는 것이었다. 그보다 훨씬 빈번한 일은 닫아버리고 싶은 포르노 사이트에 우연히 들어가게 된 경우 새로운 창들로 홍수를 이루는 일이다. 자꾸 자꾸 새로운 창들이 열려서 더 많은 포르노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창들은 재빨리 닫아버릴 수가 없다.

새 브라우저 명령의 본래 용도는 메인 사이트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만약 한 사이트와 별도의 링크를 원한다면 그 사이트는 새로운 브라우저를 열게 되고 나중에 그 브라우저를 닫으면 다시 처음의 창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의존하고 있는 메인 사이트 유지 개념은 필자에게는 유용하지 않다. 웹은 기본적으로 끝까지 링크시키는 메커니즘이다. 메인 사이트를 유지할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폐쇄적인 루프 사이트인 AOL조차도 사람들이 메인 사이트를 절대 떠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전략을 포기했다. 사람들을 자사 사이트에서 벗어나게 하는 브라우저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게 된 것이다. AOL의 행운도 이렇게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나서 시작됐다.

야후는 다른 검색 엔진보다는 좀더 메인 사이트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야후 이외 사이트에 대한 링크를 해주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야후나 여타 기업의 고위직 인사들에게 메인 사이트를 유지해야 돈을 번다고 충고하겠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는 이해되지 않는 심리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웹에서 유용한 정보나 오락거리를 찾고 있다. 그들은 웹사이트 전문가들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준다면 좋아한다. 이것은 그들을 한 장소에 옭아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웹사이트가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 순간부터 당신은 그들의 신임을 잃게 된다. 새 브라우저를 여는 수법이야말로 신임을 잃게 만드는 원인이 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권장해서는 안되는 관행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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