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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30년 ‘원조 집사’ 김백준 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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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백준

하금열(62) 대통령실장은 12일 이명박 대통령의 네 번째 대통령실장이 된다. 동시에 마지막 실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중책’을 맡을 그의 이름은 11일 오후 2시40분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인선안을 발표하는 순간까지 공개된 적이 없다. 무성했던 하마평 어디에서도 그의 이름 석 자가 나온 적이 없었다. 하 실장 본인에게도 이날 낮에야 통보됐다고 한다. 말 그대로 ‘깜짝 발탁’이다.

 이 대통령이 “기존 후보군 외에 새로운 인물을 물색하겠다”고 한 대로다.

왼쪽부터 노연홍, 장다사로, 이동우.

“더 이상 회전문·보은 인사는 안 된다”는 여권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그간 함께 일해본 사람들을 주로 발탁했다. 류우익·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그런 케이스다. 하 실장의 경우 “1993년 서울방송(SBS 전신) 정치부장을 하던 시절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고 그때부터 두 사람이 줄곧 교류했고 인간적 신뢰감도 있다”(최 수석)고 한다. 하 실장의 발탁으로 수석급 이상에서만 언론인 출신이 다섯 명(김효재·최금락·이동우·김상협)으로 늘었다. 이 중 하 실장을 포함, 세 명(최금락·김상협)이 SBS 출신이다. 이 때문에 “9월 최 수석을 발탁하고 또 SBS 출신이다.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한나라당 정두언 의원)는 비판이 나온다.

 어쨌든 이번 인사로 청와대의 정치색은 어느 정도 탈색된 면이 있다. 3선 의원 출신인 임태희 전 실장뿐 아니라 임 전 실장이 이끄는 청와대 본관팀과 갈등·경쟁 관계였고 정치 성향이 뚜렷했던 박형준(사회)·이동관(언론) 특보도 물러났기 때문이다. 또 백용호 정책실장의 후임은 임명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대통령실장, 정책실장, 대통령 특보로 3분돼 있던 의사결정 라인은 대통령실장 단일체제로 정리됐다.

 이 대통령 취임 이래 3년9개월간 ‘집사’ 격인 총무기획관(전신 총무비서관 포함)을 맡았던 김백준 기획관의 퇴진도 관심거리다. 이 자리는 장다사로 기획관이 물려받는다.

 김 전 기획관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2년 선배로 이 대통령과는 30여 년 인연을 맺었다. 1990년대 후반 두 사람 모두를 아끼는 한 인사가 유언으로 그에게 “이명박을 꼭 도와달라”고 당부한 이후 이 대통령 옆을 지켰다. 그가 이 대통령의 ‘가디언(후견인)’ ‘영원한 집사’로 불리며 “이 대통령의 재산과 프라이버시를 이 대통령보다 잘 안다”는 평을 듣는 이유다.

  장다사로 기획관은 2007년 대선 캠프에서 기획-조직-재정-인사 등 모든 분야에 간여해 ‘장자방’으로 불렸다. 2006년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비서실장을 맡은 적이 있다. 그간 청와대에선 정무1·민정1비서관, 기획관리실장 등 ‘내밀한 일’들을 주로 해왔다.

고정애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前] 대통령실 총무기획관

1940년

[現] 대통령실 실장(제4대)

194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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