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vs 야후! 나치유물판매 웹사이트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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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야후!가 웹 경매 사이트에 나치스 마크등 1천여점의 나치 상징물들을 게시했다가 이와같은 것들의 공시자체를 금지하고있는 프랑스로부터 법정에 끌려가 혹독한 시련을 겪는 인터넷사상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엔 나치 철십자마크나 나치 포로수용소에서 뿌렸던 독가스같은 나치 유물들의 판매가 일절 금지되고있다.

그런데 야후!가 웹 경매사이트에 이같은 나치 유물 1천여점을 팔려고 게시,프랑스인은 물론 전세계 어떤 인사도 신용카드를 갖고 마우스로 한번만 클릭하면 살 수 있도록했다.

24일(이하 파리 현지시간) 파리의 한 법정에선 야후!같은 미국 회사들과 이들의 상관행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있는 구세계의 법률들을 고수하는 프랑스인들 간에 일대 공방전이 전개됐다. 이와같이 전세계를 국경없이 누비고있는 인터넷이 현지 법률과의 첨예한 대립은 지금 날로 증가추세이다.

이날 장장 세시간동안 진행된 심리에서 야후!는 인터넷에서 가장 활발한 웹페이지를 보유하고있는 자사가 프랑스에서 나치유물들을 일절 사이트 전시하지 못하도록 할 목적으로 제소한 2개 반인종차별주의 단체들과 맞서 열심히 자기회사의 입장을 변론했다.

야후!측이 채택한 한 전문인 증인은 인터넷상에 프랑스라는 별도의 영역을 설치할 수 없으므로 문제의 나치유물판매 웹사이트를 프랑스에선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베르나르도 포쉬검사는 문제의 사이트를 프랑스에선 볼 수 없도록 여과하는 시스템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를 가름해 줄 전문가 팀을 구성해 줄 것을 재판장에게 청구하면서 이렇게 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포쉬검사는 또 이같은 전문가팀을 구성하는 것과는 별도로 인종차별주의를 고무하는 그 어떠한 유물도 전시,판매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있는 현행 프랑스법을 위배한 야후!에 대해선 사이트에 나치유물을 게시한 날짜에 비례해 벌금을 물리도록 요구했다.

장 자크 고메즈판사는 오는 8월 두째주에 결심공판을 열고 야후!에 대한 처벌여부와 처벌한다면 선고형량을 선고하게된다. 고메즈판사는 지난 5월 나치에 대한 몸서리치는 집단적 회상을 불러일으키는 불법을 저지른 야후!가 2개 인종차별반대 단체에 대해 각각 1천달러의 벌금을 물도록 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고메즈판사는 이와동시에 야후!에 대해 프랑스 인터넷 사용자들이 문제의 사이트를 볼 수 없도록하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명령했다. 독일 또한 인종차별을 회상시키는 그 어떠한 유물도 전시.판매를 금지하는 법
을 갖고있으며 지도자들과 판사들은 인터넷을 통한 그와같은 나쁜 과거에 대한 정보입수가 용이한 점에 매우 곤혹스러워하고있다.

또 지난해 11월엔 인터넷 책판매회사인 아마존닷컴이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판금되고있는 독일에선 이 책을 팔지 말아달라는 독일정부의 이의신청에따라 이 책을 팔지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독일에선 독일의 컴퓨서버 온라인 서비스의 전 대표가 어린이들에게 이 웹의 포르노사이트를 볼 수 있도록 방치한 혐의로 제소돼 유죄판결을 받도록 한 선험적 경험이 있다. 컴퓨서버 온라인의 페릭스 좀 대표는 1998년 이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지난 11월 번복이 된바 있다.

이번 야후!사건에선 고발한 프랑스의 2개 반인종차별단체는 야후!가 프링스 인터넷사용자들이 이 웹을 볼 수 없도록 차단벽을 치는 선의를 보일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건을 질질 끌고있다고 비난하고있다. 이 단체들은 야후!가 프랑스만 이 웹사이트를 볼 수 없게 할 수 없다면 아예 이 사이트 전체를 없애면 될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고있다.

야후!측 변호인들은 소프트웨어를 차단하는 기술은 있지만 모든 프랑스 인터넷사용자들로하여금 이같은 인종차별 사이트를 완전무결하게 볼 수 없게 만드는 효율적인 기술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으며 민감한 일부 페이지엔 반드시 이 페이지를 보게되면 프랑스 현행법에 저촉된다는 경고문을 내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후! 프랑스현지회사CEO인 필리페 기양톤은 "만약 우리가 프랑스측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게되면 당장 내일부터 각국에서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현지 관행에 저촉되니 이러저렇게 해달라는 요구가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쏟아지게되고 우리는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양톤은 "본래 웹은 시용자의 책임아래 모든 것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라면서 야후!의 입장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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