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수능 언어영역 출제 경향

중앙일보

입력

2012학년도 수능시험은 2011학년도 수능보다 쉽고, 9월 수능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 비문학에 부분에서는 고난도 문항이 포함돼 있어 일부 변별력으로 작용할 것 같다. 언어영역을 부분별로 분석해보면 듣기 영역의 경우 2번문항이 EBS와 연계돼 출제됐다. 『수능완성실전』에 나온 듣기를 활용(모자그림이 문제에 나왔으나 도식화로 변형해서 출제)했다.

 쓰기·어휘·어법 부분에선 6번이 신유형 문제로 출제됐다. 매번 출제되던 연상하기 문제가 아니어서 학생들이 당황했을 가능성이 크다. 9번과 10번은 2개 유형(고쳐 쓰기와 조건에 따라 표현하기)을 통합했으며 EBS 비문학 지문을 활용해서 연계했다.

 현대소설 부분에선 『고득점 300제』에 나온 지문이 나왔다. 소설 첫 문제에 나오는 서술상 특징을 묻는 대신 서사 구조의 순서 정리가 나온 것도 특징이다. <보기>가 EBS 연계교재와 완전 일치하며 선지 내용도 비슷하다. <보기>가 문학에서는 힌트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9월 수능모의평가부터 조건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있어 <보기>의 조건을 제대로 읽고 적용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고전소설 부분에선 특이할 만한 사항이 없다. 지문 중 중략 이후 부분이 EBS교재와 일치했다. 시 부분에선 두 번째 시를 제외하곤 대부분 EBS와 연계돼 출제됐다. 비문학 지문을 <보기>로 활용해 연계한 34번이 고난도문제로 수험생들이 느꼈을 것이다. 이 경우 선지는 쉬웠으나 작품의 공통점과 시어의 의미를 묻는 유형이 출제됐다.

 극문학 부분에선 EBS 연계 지문이 나왔다. 많은 수험생들이 의외로 어려워하는 부분이나 EBS와 연계가 잘 된 문항 세트다. 수능특강‘정직한 사기한’이라는 작품에서 개념 정리를 잘 했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었다.

 비문학 부분에선 기술 제재만 유일하게 연계되지 않았다. EBS연계교재의 지문을 2개 통합하는 유형도 출제했다. 사례나 원리에 적용하기, 추론하기, 논지 전개 방식, 일치·불일치 유형 등 정형화된 문제로 출제됐다. 비문학에서 나온 어휘 문제가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어 변별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문에 제시된 내용을 <보기>를 통해 추론하는 문제도 고난도 문제였다. 과학 지문에서 수치보다는 원리에 집중해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도 난이도 높았다. 고난도 문제유형으론 20번(인문), 34번(시), 42번(언어)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2012학년도 수능시험은 2011학년도보다 쉬웠으나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을 것이다. ‘물 수능이라는 예상에 대비를 철저히 하지 않고 연계교재를 푸는 데만 그친 학생은 등급이 많이 하락했을 것이다. 언어영역 출제의 기본에 충실한 이해력·사고력·어휘력을 묻는 유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념과 원리 학습을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 풀이에만 집중했던 학생들은 점수의 하락이 예상된다.

 문항 분석에서 볼 수 있듯이 연계 교재의 개념 이해와 정리, 원리 이해가 제대로 돼 있어야 연계 교재를 활용한 공부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 어휘 실력을 쌓는 것도 이를 위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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