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바닥이 어딘지 모른다는 게 큰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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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기 바닥이 안 보인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의욕을 꺾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을 대표하는 김경배(53·사진) 전국소상공인단체 연합회장. 그는 지난달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한다”며 “앞으로 얼마나 오래 참고 견뎌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포기하고 싶다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미국·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걱정이 더 크다고 했다.

 “음식 체인이든, 소매 체인이든 더 들어오겠지요. 내수가 얼어붙어 파이는 줄어드는데 먹으려는 사람은 많아지는 겁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한층 어려워지지 않겠습니까.”

 그는 “미국과의 FTA가 첫 타결된 뒤 최근 국회가 비준할 때까지 4년이 지났는데도 정부는 그동안 제대로 된 자영업자 대책을 내놓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출을 제한하는 법 등이 마련됐지만, 절박해진 자영업자들의 요구에 몰려서 한 것”이라며 “자영업자들이 소리를 높이지 않았다면 과연 정부가 이런 제도를 만들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고용 근로자까지 합쳐 자영업자들은 국내 일자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서둘러 이들 자영업자에 대한 FTA 피해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별취재팀=권혁주·김기환·심서현·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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