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더위에 정말 효과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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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자 공포영화 열풍이 일고 있다. 그리고 한여름 등골을 오싹하게 해준다는 ''납량특집''도 드디어 시작되었다. 잠시라도 공포를 느끼며 더위를 식히려는 심리를 이용한 상업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진짜 공포스러운 장면을 보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일까? 공포를 느끼면 인체에 어떠한 반응이 나타날까?

먼저 공포가 담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눈으로 본 시각 자극이 뇌로 전달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뇌에는 ''변연계''라고 하는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부위가 있는데 소리나 촉각, 시각적인 자극이 뇌로 전달되면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공포스러운 장면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뇌의 ''변연계''와 그 밑에 있는 ''시상하부''에 자극이 전달된다. 이로부터 자율신경계의 반사작용이 시작되는데, 주로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심장 박동이 빨라져 가슴이 두근거리고, 피부혈관이 수축하여 창백해지고 손발이 차갑게 된다고 한다. 근육에는 혈액 공급이 늘어나서 공포의 대상에 방어할 수 있는 움직임을 준비해 주는 것이다. 결국은 땀샘이 자극되어 식은 땀이 나고, 온몸의 털이 곤두서게 되는 ''오싹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공포를 느끼면서 실제로 체온이 변화하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율신경계의 작용에 의해 피부의 체온이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는 말이다. 결국 이러한 자율신경계 작용은 일종의 신체적 방어작용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공포를 느끼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실제로 젊은 사람을 상대로 상업적인 공포물을 많이 만들기 때문에 심장이 약한 노인이나 임산부들에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너무 잔인한 공포물에 청소년들까지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더위를 물리치기에는 공포적인 요소가 어느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공포물을 힘들이지 않고 쉽게 접하기 전에 자신의 건강 상태는 어떤지, 얼마나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받아들일지 등 미리 점검하고 보는 건 어떨까? 심각하면 병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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