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오픈] 88세 스니드 240야드 장타 外

중앙일보

입력

○···88세 노인이 드라이버 샷을 무려 2백40야드나 날리자 3만5천여 갤러리들의 박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브리티시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는 벌어진 역대 우승자 초청 자선 라운드에 참가한 샘 스니드(미국)였다.

생존한 우승자 가운데 아놀드 파머(미국)와 그렉 노먼(호주)이 불참했을 뿐 22명이 참가한 이날 경기에서 3∼4명이 한 조로 라운드에 들어갔다.

○···전반 1·2번 홀과 후반 17·18번 홀등 4개 홀에서 각 조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으로 승부를 가렸던 이 경기에서 톰 레이먼·톰 와이스코프(이상 미국)·폴 로리(스코틀랜드)조가 합계 2언더파로 승리, 상금 4만파운드를 받아 자선 기금으로 내놓았다.

4개 홀로만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주최측은 동타가 나올 경우에 대비, 각 조 선수들의 나이를 합산해 가장 많은 조가 승리하도록 규정했다.

개리 플레이어(64)·리 트레비노(60)·토니 재클린(56)·세비 바예스트로스(43) 조의 합산 나이는 무려 2백23세에 달해 유리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승리는 1번 홀과 18번 홀에서 혼자 버디를 잡아낸 톰 레이먼 조에게 돌아갔다.

○···흘러간 스타들의 라운드였지만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샷도 많았다.

샘 스니드가 18번 홀(파4·3백57야드)에서 날린 티샷은 뒷바람을 타고 도로에 떨어진 뒤 2백40야드나 날아갔다. 스니드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18번 홀의 유서깊은 ‘스위클 브리지’를 건널 때까지 갤러리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올해 마지막으로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하는 '황금 곰' 잭 니클러스는 17번 홀 러프에서 절묘한 세컨 샷으로 홀컵 4m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세비 바예스트로스는 18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그린 근처까지 날린 뒤 칩샷을 홀컵 60㎝ 옆에 떨구었으며, 닉 팔도(영국)는 17번 홀 악명 높은 ‘로드 홀’ 벙커를 탈출하는 신기에 가까운 샷으로 갤러리들은 즐겁게 했다.

○···리 트레비노는 라운드가 끝난 뒤 “세인트 앤드루스의 골프 신은 꼭두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 바람을 몰고 다닌다”며 “라운드를 망치지 않으려면 벙커를 피하고 공을 낮게 깔아쳐야 할 것”이라고 20일 첫날 라운드를 시작하는 선수들에게 조언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대회 주최측으로부터 세인트 앤드루스 코스의 자유를 상징하는 은제 쟁반 기념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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