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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판매에서 개발로 … 세계 4위 에너지 기업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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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올해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리스트에 한 공기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한국가스공사다. 국내 기업 중에는 포스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공기업이라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SK(국내 3위)·삼성전자(4위)·현대차(5위)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특히 에너지 부문에서는 세계 4위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주강수(오른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지난 8월 에니아조프 우즈베키스탄 카라칼팍스탄 자치공화국 최고회의 의장과 수르길 가스전 개발 및 가스화학플랜트 건설에 합의한 뒤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9년만 하더라도 명단에 들지 못했던 가스공사가 이처럼 ‘업그레이드’된 배경에는 2008년 취임 후 해외자원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온 주강수 사장의 추진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른바 ‘현대맨’ 출신이다.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80~89년 현대종합상사에서 부장·상무를, 93~94년 현대자원개발에서 전무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 후 93~98년 현대종합상사에서 부사장을 역임하면서 자원개발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2008년 민간기업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기존 LNG 도입과 판매 위주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자원 탐사·개발·생산 및 중·하류사업에 이르는 수직일관 체계 구축을 추진했다. 그리고 동남아 지역에 편중된 사업 영역도 5대양 6대주로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20여개 국의 대장정에 나선 결과 주 사장의 처음 약속은 대부분 지켜졌다.

대표적인 게 지난달 발견한 아프리카 모잠비크 해상광구다. 가스공사는 모잠비크 북부 해상 4광구에서 잠재 자원량이 최소 15Tcf(약 3억4000만t)로 분석되는 대규모 천연가스전을 찾아냈다. 광구 지분 10%를 보유한 가스공사는 약 3400만t의 가스를 확보할 수 있는데, 이는 지난해 국내에 공급된 천연가스 물량(3360만t)에 필적하는 것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에 앞서 8월에 가스공사는 다국적기업 쉘·토탈 등과 함께 2013년 이후 호주에서 연간 564만t의 LNG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가스공사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자율경영기관으로 다시 뽑혔다. 주 사장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주 사장은 최근 세계 에너지 업계의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가스공사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간파하고, 이제 차세대 강자로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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