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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리모델링] 월 수입 1220만원 순자산 18억원…40대 후반 임대사업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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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경기도 시흥에 사는 이모(48 )씨는 부동산 임대사업자다. 부인과 이혼해 자녀 한 명을 키우고 있다. 전 재산이 부동산으로 구성돼 있으며 월소득은 임대수입이 전부다. 보유 부동산 목록은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다가구주택 세 채, 서울 서초구 소재 40평대 아파트 한 채, 그리고 경기도 화성의 창고 부지다. 이들 부동산의 시가는 32억원이고 은행 빚과 임대보증금을 뺀 순자산은 18억원가량 된다. 하지만 가입 중인 금융상품은 단 한 개도 없다. 월 1200만원 수입 가운데 생활비를 쓰고 남는 돈은 몽땅 대출금 상환에 활용한다. 이씨는 요즘 같은 불황기에 재산을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에 분산해놓은 건 잘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금이나 금융자산이 전혀 없어 늘 불안하다. 부동산 보유에 문제는 없는지 자산구조는 어떻게 개편하는 게 좋은지 문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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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노후를 위한 준비나 미래의 위험에 대한 보장이 전무한 상태다. 자산의 적절한 배분 비율을 조언해 달라.

 A. 우리나라 사람의 부동산 보유 비중은 유난히 크다. 부동산 대 금융자산 비율은 미국이 35대65, 일본이 41대59인 반면 한국은 78대22다. 금융자산은 부동산에 비해 현금화하기가 쉬워 위험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특히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에겐 자산의 적절한 조정이 필수적이다.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적어도 6대4 정도는 돼야 하며 나이가 들수록 부동산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리는 것이 자산관리와 상속에서 절세하는 데 유리하다.

Q. 3채의 다가구주택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으로 생활비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다가구주택에 대해 평가한다면.

 A. 다가구주택의 투자금액 대비 임대수익률은 연 5%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은행금리보다 높아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유지·보수 비용, 감가상각, 각종 세금 등을 감안하면 그렇지도 않다. 시흥시의 평균 임대수익률 연 10%대보다도 훨씬 낮다. 게다가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으로 다가구주택이 타격을 받고 있다. 다가구주택 3채의 원룸 수가 52개로 개인이 관리하기에 벅찬 것도 문제다. 나이가 들수록 관리의 어려움은 더할 것이다.

Q. 다른 보유 부동산은 어떤 문제가 있나.

 A. 서초구 아파트는 보증금이 너무 낮게 책정돼 있다. 통상 보증금은 월세가 연체될 경우를 대비해 최소 1년 정도를 상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명도소송 등으로 임차인을 내보내려면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세를 놓은 아파트는 월세가 3개월만 밀려도 보증금을 넘어서게 돼 있다. 재계약이나 신규 임대차 계약 시 보증금을 높일 것을 고려하기 바란다. 창고 부지는 수익률이 2%에 불과해 무수익 자산이나 다름없다.

Q. 어떤 순서로 매각해야 하나.

 A. 우선적으로 처분할 부동산은 수익성이 가장 저조한 화성의 창고 부지다. 다만 지목이 대지이고 도시 접근성이 우수한 토지인 만큼 급하게 처분하기보다 시간을 가지고 알맞은 가격에 매도하길 권한다. 그 다음은 공실이 많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다가구주택 3채 가운데 1채가 정리 대상이다.

Q. 부동산 매각대금의 활용방안은.

 A. 물론 13억원이 넘는 담보대출금의 일부를 상환해 이자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보다 시급한 건 적절한 유동성 보유, 연금상품 가입과 보장성 보험 구비라고 생각한다. 이씨는 이혼한 상태고 많은 임대용 원룸을 관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 기준인 월 생활비의 3~6개월보다 많은 최소 1년 정도의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부동산을 매각해 여유자금이 생기면 우선 2000만~3000만원은 즉시 인출 가능한 MMF에 넣고 나머지 7000만~8000만원은 만기 1년의 정기예금에 예치해 비상자금으로 사용토록 하자.

Q. 내게 알맞은 연금상품을 추천한다면.

 A. 다달이 600만원씩 상환하는 은행 대출금의 일부로 소득공제 연금상품을 불입하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소득공제 혜택에 따른 절세효과가 이자부담액보다 많고 노후에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고다. 소득공제 연금상품은 은행의 연금신탁, 보험사의 연금보험, 그리고 연금펀드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머지않아 50대에 접어드는 이씨의 입장을 고려해 펀드보다는 연금신탁이나 연금보험을 추천한다. 보장성 보험이 하나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도 문제다. 18세인 자녀가 학업을 마치고 취업해 독립할 때까지 본인의 사망 시 보장을 받는 정기보험이 유용해 보인다. 부담부 조건 가입을 전제로 65세까지 2억원을 보장받으려면 매월 15만원씩 10년을 납입해야 한다.

서명수 기자

◆재무설계 도움말=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 팀장, 양재혁 외환은행 영업부 WM센터 팀장, 노철오 부자엄마리얼티 대표, 김창기 삼성화재 강남FP센터장

◆대면 상담=전문가 상담은 재산리모델링센터로 신청(02-751-5852)하십시오. ‘위 스타트’에 5만원을 기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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