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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눈으로 본다 〈환타지아 2000〉

중앙일보

입력

1940년 11월13일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환타지아〉. 그 당시 월트 디즈니가 꿈꾸었던 일은 음악 레퍼토리를 바꿔가며 매번 새로운 콘서트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1991년 그의 조카인 로이 W. 디즈니는 월트의 생각을 이어 〈환타지아〉를 홈비디오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1999년 12월 17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있는 제임스 레빈이 음악을 총지휘하고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으며, 제임스 알가, 퀸시 존스, 이작 펄만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총동원된 〈환타지아 2000〉(Fantasia 2000)이 다시 탄생한 것이다.

아이맥스 IMAX영화인 이 작품은 120석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실황연주 속에서 런던, 파리, 도쿄를 돌며 상영됐다. 미국에서는 이미 IMAX상영을 마치고 일반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상영관에서 상영된다.

〈환타지아 2000〉은 새롭게 제작된 7편의 애니메이션 단편과 1940년의 오리지날 〈환타지아〉에 삽입돼었던 부분을 완벽하게 재현한 '마법사의 도제'의 8편의 시퀀스로 이루어져 있다.

교향곡 5번 운명 (운명의 테마:선악의 대결)

작곡: 루드비히 반 베토벤감독: 픽소테 헌트미술: 픽소테 헌트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에 맞춘 첫번째 시퀀스는 손으로 그린듯한 추상화이다. 이 그림은 파스텔로 그려졌는데 쉽게 문드러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림물감을 바른 후 그위에 파스텔을 덧칠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덕분에 깊이있는 색채와 밝고 생동감있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로마의 소나무 (날으는 고래의 전설)

작곡: 오토리노 레스피기감독: 헨델 뷰토이미술: 딘 고든, 윌리엄 퍼킨스
시각적인 내용면에서 로마나 소나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돌고래가 주인공인 시퀀스. 빙하의 바다에 사는 고래들이 초신성의 대폭발과 함께 기적적으로 하늘을 날게 된다는 이야기. 고래의 표현은 CG로 물밑 장면은 수작업으로 그려졌다.

랩소디 인 블루 (30년대 뉴욕의 일상 : 허쉬필드와 거쉬인의 만남)

작곡: 조지 거쉬인감독: 에릭 골드버그미술: 수잔 매킨지 골드버그피아노: 랄프 그리어슨
〈알라딘〉의 감독으로도 잘 알려진 에릭 골드버그는 커리커쳐 작가 알 허쉬필드 스타일로 재즈 음악가를 꿈꾸는 공사판 노동자, 아내에게 벗어나고파하는 인물, 실업자, 어린 소녀 등 4사람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아냈다.

장난감 병정(피아노 콘체르토 2번) (뮤지컬로 보는 동화)

작곡: 드미트리히 쇼스타코비치감독: 헨델 뷰토이미술: 마이클 험프리스피아노: 예핌 브롱프만
안델슨 동화를 쇼스타코비치의 음악과 결합시키는 아이디어는 우연이었다고 한다. 이 곡은 로이 디즈니가 강력 추천했으며 이 곡을 들을때 뷰토이의 손에는 동화책 '꿋꿋한 양철병정'이 들려있었다. 뷰토이는 이 곡이 동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과거의 필름 스케치를 찾아내 만들게 된 것.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이 시퀀스는 3차원 느낌을 주기위해 차가운 색을 많이 사용했다.

동물의 사육제 (요요를 하는 홍학)
작곡: 까미유 생상스감독: 에릭 골드버그미술: 수잔 매킨지 골드버그
1940년 제작에 참여했던 조 그랜트(91세)가 요요를 하는 타조를 표현하자는 의견을 냈었고, 이것이 구체화되면서 타조는 홍학으로 바뀌게 되었다. 요요 기술을 마스터하기위해 틈만 나면 연습하는 괴짜 펑킨과 그를 단체의 규율 속에 가둬두려는 홍학 무리들의 긴장이 잘 표현된 작품. 전체적인 색체를 수채화풍으로 표헌하기 위해 일부러 홍학의 외곽선은 그리지 않았으며 등장 캐릭터와 배경을 모두 수작업으로 그렸다.

마법사의 도제 (미키를 따라 환상의 세계로)

작곡: 폴 듀커스감독: 제임스 알가미술: 톰 코드릭, 챨스 필리피, 잭 슈왈츠

1940년작 환타지아 중 가장 인기있었던 캐릭터 미키 마우스가 등장하는 시퀀스. 갖가지 마법의 모자를 써 보자가 그만 곤경에 빠지는 미키의 해프닝을 그린 시퀀스다. 1940년 당시 이 작품 제작에 참여한 많은 아티스트들은 극중 마법사를 월트 디즈니로 상상했으며 그들은 마법사에게 '옌시드'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그것은 디즈니의 철자를 거꾸로 한 것이었다.
40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2000년대 디지털 기술로 완벽하게 복원되었다.

위풍당당 행진곡 (짝 잃은 도날드)

작곡: 에드워드 엘가감독: 제임스 알가미술: 프란시스 글레바스
오랜 숙명의 관계인 미키 마우스와 도날드. 〈환타지아 2000〉 제작진은 도날드에게도 출연의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감독은 노아의 방주를 음악과 접목한다는 상상을 했고 드디어 이 상황을 도날드와 데이지를 출연시켜 코믹하게 표현해낼 방법을 생각해냈다.

불새 연작(1991 버젼) (부활의 피날레 : 희망의 불꽃)

작곡: 이고르 스트라빈스키감독: 괴탄 브릿지, 폴 브릿지미술: 칼 존스

〈환타지아 2000〉의 대미를 장식할 음악을 찾던 제작진은 끝부분이 장엄하며 음악적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흔히 '최후의 피날레'로 지칭되는 작품 불새를 선택했다. 죽음과 부활을 테마로 한 이 시퀀스에서는 자연이 요정의 형태로 의인화되어 등장한다. 새의 형상을 한 용암인 불새는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죽음을 상징하고 엘크 사슴과 요정이 다시 숲을 살리는 생명을 상징한다.
이 시퀀스는 손으로 그리는 전통적인 기법과 컴퓨터 기법을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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