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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4세대 무선 네트워크의 실체

중앙일보

입력

일본에서는 반응이 대단했다. 그렇지만 3세대 네트워크가 과연 우리가 꿈꾸는 무선 인터넷을 실현시켜줄 수 있을까? 차세대 네트워크에 기대를 걸고 있는 캐리어(통신업체)가 적어도 하나는 있는 것 같다.

무선 통신 업계는 현재 보다 많은 대역폭으로 광대역의 무선 인터넷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3세대 네트워크(third-generation networks)의 잠재력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일본에서 혁신적인 iMode 전화가 등장했을 때와 같은 시끌벅적한 반응이, 미국에서도 3세대 네트워크를 통해 핸드헬드 무선 인터넷이 등장할 때도 일어났으면 하는 것이다. 도코모(DoCoMo)는 15개월밖에 안되는 기간 동안 거의 700만에 달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무선 제품에 자사의 iMode 서비스를 구현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들 이용자는 겨우 19.2Kbps밖에 안되는 속도의 iMode 전화를 이용하면서도 노래방을 예약하는 것에서부터 음악을 다운로드받는 것에 이르는 온갖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도코모는 내년중 3세대 서비스를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3세대 전화는 2002년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분석가들은 벌써부터 여러 가지를 계산하고 있다. 양키 그룹(Yankee Group)은 현재 미국에서 무선 데이터 장치를 이용하는 인구가 130만 명인 것으로 추산하며, 2005년까지는 그 숫자가 6000만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데이타퀘스트(Dataquest)의 마이크 맥과이어는 사람들이 3세대 전화에 대해 설계상 들어있지도 않은 기능을 들어 지나치게 과대광고되고 있다고 힐난한다.

맥과이어의 얘기에 따르면 3세대 무선 장치는 짤막하고 화질이 떨어지는 멀티미디어 클립은 처리할 수 있겠지만 무선을 통해 풍부한 멀티미디어를 경험한다는 것은 4세대 네트워크가 나올 때까지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3세대 장치에서도 웹 페이지의 브라우징이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3세대 무선 기술의 목적은 동기화 기술의 최고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회를 위한 브라우징이 중점이었다. 보다 폭넓은 파이프를 갖춘 4세대 무선이 나와야 진정한 브라우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맥과이어는 설명한다.

속도만 빨라지는 3세대

3세대라는 말은 다른 이동통신 기술이 그랬듯이 용어에 대한 정의가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달라질 수 있다. 다수의 이동통신 업체들은 3세대라는 용어를 그저 액세스 속도가 지금보다 크게 빨라진다는 정도의 의미로만 정의한다.

가령, AT&T사의 경우에는 EDGE(Enhanced Data for GSM Evolution)를 이용해 최고 384K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3세대 네트워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맥과이어는 “그건 사람이 있는 현재 위치에 인접한 셀 타워(cell tower)가 미치는, 방해 없는 범위 안에 들어있는 해당 네트워크를 혼자 이용할 경우에나 가능한 얘기”라며 반박한다.

여기서 맥과이어가 말하는 것은 이렇다. 3세대 네트워크의 대역폭은 해당 시간에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사람의 수와 셀 타워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맥과이어는 이용자들의 액세스는 대개의 경우 384Kbps가 아니라 현재의 전화모뎀 연결 속도인 56Kbps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AT&T사의 대변인들은 구체적인 숫자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4세대를 미리 본다

하지만 최근 AT&T 랩을 탐방한 결과, 무선 인터넷이 지닌 흥미로운 잠재력이 어렴풋하게나마 드러났다.

AT&T사의 임원들은 EDGE가 발전해 나오게 될 4세대 네트워크는 광역 네트워크(wide-area network)의 경우, 384Kbps 이상의 다운링크 액세스와 적어도 384Kbps의 업링크 액세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경우에 한해 AT&T사가 현재 개발중인 다른 기술들과 함께 이용함으로써 10Mbps의 속도에 도달할 수도 있겠지만 전형적인 속도는 초당 몇 메가비트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세대는 진정한 집합(convergence)이 실현될 장이라 할 수 있는 하나의 거대 네트워크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디에서든 액세스 할 수 있는 한 개의 네트워크 상에서 케이블 TV나 휴대폰 등으로 거의 모든 형태의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라고 AT&T사의 대변인 켄 우는 말한다.

4세대 네트워크는 4세대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을 토대로 하게 된다. 그밖에도 어댑티브 프로세싱과 지능형 안테나(smart antenna)가 있는데, 둘 다 3세대 기술에도 이용될 예정이며, 이 두 가지를 OFDM과 함께 이용할 경우 속도가 향상된다. 3세대 네트워크는 디지털 데이터를 단일 채널로 내보내는 반면, OFDM은 수백 개의 패러렐 스트림(parallel stream)을 통해 데이터를 내보낸다. 따라서 한 번에 내보낼 수 있는 데이터 양이 늘어난다.

4세대 네트워크의 속도는 액세스와 처리가 가능한 채널의 수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지만 채널 방해를 찾아내 방해를 피할 수 있도록 채널을 역동적으로 전환해주는 방식으로 수신 상태를 향상시켜주는 어댑티브 프로세싱 등의 기술 덕분에 보다 깨끗한 채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4세대 네트워크는 지능형 안테나 기술도 이용하게 되는데, 이 기술은 무선 시그널이 기지국을 떠나 터미널의 수신기(receiver)가 있는 방향으로 향하게끔 해줄 수 있다. 여러 개의 안테나를 어댑티브 기술과 함께 사용할 경우 제대로 전달되는 시그널을 늘리면서 방해 전파는 줄일 수 있다.

매끄러운 전환

4세대 네트워크가 실현되려면 앞으로 여러 해가 걸리겠지만, 4세대는 3세대가 발전해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3세대에서 4세대로의 전환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새 전화기를 구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AT&T 입장에서는 자사의 3세대 네트워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4세대는 전혀 논외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AT&T사는 일부 도시를 대상으로 자사의 3세대 네트워크를 설치해 1년 동안 가동한 후 2002년까지는 전국적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AT&T 와이어리스 서비스(AT&T Wireless Services)와 노텔 네트워크(Nortel Networks)는 올 여름 AT&T사의 시설 가운데 몇몇 곳의 인근에 비영리 목적의 GPRS에 대한 시험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시험 가동의 목적은 3세대 네트워크의 출발이 무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네트워크 설계와 배치에 대한 경험을 얻기 위한 것이다.

AT&T와 파트너사들은 2.5세대 네트워크에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하게 될 것이다. 2.5세대 네트워크는 고속 무선 액세스를 위한 초기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 소비자에게는 소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은 전국 규모의 네트워크 투자를 단행하기에 앞서 미리 테스트를 해봄으로써 3세대 네트워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보다 잘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GPRS는 중간 단계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GSM과 TDMA를 위한 2.5세대 네트워크로도 알려져 있다. CDMA를 이용하고 있는 무선 캐리어들은 144K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2.5세대 네트워크를 선보일 계획이다.

AT&T 와이어리스 서비스의 COO(Chief Technology Officer)인 로드 넬슨은 자사가 2.5세대 네트워크 출시를 생략하기로 한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올 하반기에 2.5세대 네트워크가 나오게 된다 해도 늘어난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을 만한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이 전무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GPRS에서 EDGE로의 전환이 순탄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3세대 네트워크가 나왔을 때 전화기를 구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분석가들의 얘기에 따르면, 만약 AT&T의 얘기가 틀리고 2.5세대 네트워크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나오게 되는 경우, AT&T는 이를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어느 캐리어나 네트워크 액세스에 사용될 전화기 수와 품질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현재 AT&T 와이어리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화는 두 종류뿐인 데다, 그나마 스크린이 텍스트 기반이라 내비게이션을 위해서는 계속 스크롤을 해야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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