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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산전, 기술로 지멘스 제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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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입찰 때 기술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가격평가는 1위가 아니었다. 제값에 기술을 팔아 자부심이 크다.”

 이라크에서 1억1500만 달러(약 1300억원) 상당의 변전소 공사 수주에 성공한 LS산전 구자균(54) 부회장의 말이다. LS산전은 이라크 정부가 올 초 발표한 ‘변전소 100개 건립 프로젝트’ 중 먼저 입찰이 진행된 35개의 변전소(33㎸) 공사 계약을 모두 따냈다고 22일 밝혔다. 변전소 100개 건립 프로젝트는 이라크 전력부가 자체 자금으로 발주하는, 최근 30년 이래 최대 규모의 공사다.

 올 5월부터 진행된 입찰에는 유럽의 에너지 관련 기업인 지멘스(독일)·슈나이더일렉트릭(프랑스)도 참가했다. 입찰 결과 LS산전이 기술평가에서 1위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라크 내에서 전력시설과 같은 기반 시설 공사를 비유럽권 기업이 수주한 것은 60년 만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17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구 부회장과 카림 아프탄 전력부 장관, 박석범 주 이라크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LS산전은 변전소 100개 건립 프로젝트와 별도로 132㎸ 변전소 4곳을 짓고 초고압 변압기도 납품하기로 이라크 전력부와 계약을 했다. 구 부회장은 “앞으로 남은 65개 변전소 공사 입찰에도 참석해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를 바탕으로 중동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식에서 이라크 전력부의 아메르 압둘마지드 차관은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관련해서도 LS산전의 조언을 받는 등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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