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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위기의 3총사

중앙일보

입력

‘99년 맑음. 2000년 흐림.’
일본프로야구 한국인 3총사의 연도별 기상도이다.

99년에 주니치 3총사인 선동열, 이상훈, 이종범은 일본에서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혔다. 비록 이종범이 명성에 걸맞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선동열은 팀 마무리로 28세이브를 올리며 팀이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상훈도 미들맨이나 때로는 마무리로 등판해 팀 승리를 굳게 지키는데 일조를 했다. 지난 시즌 주니치의 우승에는 한국인 3총사의 활약이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인 3총사는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시즌이 시작되었을 때만해도 세 명 모두 2군에 있었다. 이종범은 메이저리그 용병 딩고에 밀렸고 조성민·정민철은 메이와 갈베스에 밀렸다.

하지만 이종범이 2군에서 5할에 가까운 활약을 보인 반면 닐슨이 1할 대의 타율에 허덕이자 이종범에게는 기회가 주어졌고 드디어 4월 22일에 1군에 복귀했다.

초반 거침없이 안타를 양산해내던 이종범은 6,7월이 접어들면서 조금씩 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5경기동안 18타수 3안타의 부진한 타격을 보이고 있으며 거침없던 연속도루 행진도 최근 3연속도루실패에 의해 풀이 꺾였다.

그러자 지난 9일 대 요미우리전에서 호시노 감독은 선발 좌익수로 이종범 대신 이바타를 기용했다. 다행히 이바타의 부상으로 2회부터 뛰기는 했지만 8회에 다시 교체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4월에 복귀한 후 줄곧 선발명단에 올랐던 이종범으로서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딩고가 2군에서 3할대의 타율로 선전하고 있다는 점, 고액을 투자하고 데리고 온 선수를 2군에서 썩히기는 아깝다는 점 등을 미루어볼 때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 이종범의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종범으로서는 이번 주 한신과의 3연전, 히로시마와의 2연전에서 그의 입지를 확실히 다져야하겠다.

정민철은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케이스다. 정민철도 시즌 초반에는 2군에서 출발했지만 그의 안정된 구위로 인해 5월 20일에 1군에 데뷔전을 치뤘다. 데뷔전에서 7이닝 1실점, 6월 14일에는 완봉승을 거두며 요미우리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6월 23일 요코하마전에서 뭇매를 맞으며 2회에 강판 당했고 이어 7일 후 30일 경기에서도 2회를 못 넘기는 최악의 피칭을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복이 심한 투구였다. 방어율도 초반 2경기 0점대였던 게 현재는 4.82로 껑충 뛰었다.

결국 정민철은 지난 4일 2군으로 강등되었다.

조성민도 시작은 2군에서 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5월에 마운드에 복귀했다. 팔꿈치 부상이후 13개월만의 1군 등판이었지만 2패만을 기록했고 발목 부상까지 생겨 현재는 2군에서 재활훈련 중이다.

이번 7월은 이들에게 중요한 시기이다. 이종범은 딩고의 추격을 따돌리고 1군 자리를 수성할 수 있도록 하고 조성민·정민철은 당장은 1군 진입이 힘들더라도 다시 페이스를 살려 2군 코칭스테프의 신임을 얻어 8월에라도 1군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한국인 3총사의 분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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