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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초등학교 바꾸기 나선 독수리 5형제 선생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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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천시 서구 양지초등학교 이동진·문석현·김대현·손성호·김충성 교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성탁 기자]

인천 서구 양지초등학교 30대 남자 교사 5명은 올 초 ‘옛 멋’이라는 창의인성교과연구회를 꾸리고 새 수업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5학년생을 상대로 매주 수·토요일 무료 전통과학 체험활동을 한다. 교사가 ‘첨성대가 정말 천문관측대였을까?’라고 질문하면 아이들이 자료를 찾아본 뒤 “천문대가 왜 평지에 있을까요?” “제사를 지내던 곳 같아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초등학교에 드물다는 젊은 남자 교사들이 ‘가만히 있어도 월급 나오는’ 교직에서 의기투합한 이유를 들어봤다.

 ▶손성호(33) 교사=수업이 바뀌어야 학교가 바뀐다. 답을 알려주지 않고 미션을 주니 학생들이 몰입하더라. 기계적으로 지식을 알려주는 학원과 다른 수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동진(34) 교사=공기업에 다니다 교직에 들어왔다. 교사는 돈을 떠나 학원강사보다 나아야 한다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교사니까 쓰레기통에 손도 넣게 되더라. 내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물든다. 학생의 가능성을 끄집어 내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김충성(30) 교사=부모님 때문에 교대에 갔다. 하지만 ‘학교 가기 싫어하던 아이가 요즘 너무 즐거워한다’는 학부모의 전화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이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느꼈다.

 ▶김대현(30) 교사=교사로 발령받을 때는 꿈이 많다. 하지만 배운 내용을 적용해보려면 괴리가 있고, 잡무도 많다. 지시하기보다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문석현(30) 교사=유치원에서 ‘잘 키워 보내면 초등학교부터 싹이 잘린다’고 한다더라. 연구회를 하며 좋은 수업안을 짤 수 있게 됐는데, 교사가 끊임없이 연구해야 가르칠 게 많아진다.

교육팀=김성탁(팀장)·이원진·윤석만·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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