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차트 휩쓰는 DJ DOC 힙합 바람

중앙일보

입력

DJ DOC 5집 〈더 라이프…DOC 블루스〉가 발매 3주만에 음반판매차트 1위를 차지했다. 올 여름에도 달콤한 멜로디와 가벼운 리듬, 흔한 사랑이야기로 단장한 댄스 곡들이 브라운관과 거리에 난무하지만 DJ DOC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들의 정상 등극은 가요 관계자들에겐 이례적이다. 〈더 라이프…DOC 블루스〉는 제도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욕설이 난무하는 가사 때문에 수록곡 중 일부가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고, '연소자 관람불가' 딱지가 붙는 등 발매 초부터 악재가 겹친 음반이다. 게다가 방송출연 무산과 소속사의 싱글음반 발매 움직임에 불만을 품은 멤버들이 12일간 잠적하는 바람에 흔한 홍보 무대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

DJ DOC의 놀라운 성공은 역시 음악성에 기인한다. 녹음과 믹싱에 각각 1년을 투자했다는〈더 라이프…DOC 블루스〉는 한국 힙합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음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부적인 끼와 3년의 공백기간 동안 무르익은 멤버들의 역량이 빛을 발한다.

폭 넓은 팬 층도 인기 비결이다. 특유의 흥겨운 리듬과 절묘한 랩·보컬의 조화가 돋보이는 '런 투 유', 'DOC 블루스', '부기 나이트'와 가사 때문에 문제가 됐던 '포졸이' '엘.아이.이'는 10대는 물론 20∼30대에도 어필하고 있다.

이들의 '저항'이 몰고 온 사회적 파문 때문에 관심이 고조됐고, 방송에서 접할 수 없는 '희소성'이 음반구입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DJ DOC 5집이 대부분의 가요 팬들과 평론가들에게 올 상반기 가장 매력적인 음반임은 분명하다.

한편 DJ DOC는 다음달 5∼6일 정동이벤트홀에서 5집 기념 콘서트를 열고 자신들의 진면목을 선보일 예정이다.02-337-8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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