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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G2 쇼핑시즌 … 소비·IT주에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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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유럽발 먹구름이 전 세계를 연일 뒤덮고 있다. 신임 총리의 등장으로 청신호를 보낼 것 같던 이탈리아는 또다시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좀체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럽 위기에 대한 불안으로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16일 코스피 시장은 전날보다 30.05포인트(1.59%) 내린 1856.07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우울한 유럽과 달리 미국과 중국은 연말연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우려 속에서도 두 나라의 소비는 왕성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 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해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11월 넷째 주 목요일부터 크리스마스 전날인 12월 24일까지)’의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증가율은 5.2%였지만 2008년(-4.4%)과 2009년(-0.4%)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인한 기저효과(비교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효과)가 컸다. 오태동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시장이 부진하고 유럽 재정위기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예상치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산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망치가 그만큼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치(2.6%)보다 올해 전망치가 더 높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이 연말 소비를 이끈다면 이어지는 연초 소비는 중국이 불을 댕길 전망이다. 한국의 설날에 해당되는 춘절(음력 1월 1일·양력으론 내년 1월 23일) 전후로 중국인의 소비가 몰린다. 길게는 보름 가까이 쉬는 연휴를 앞두고 소비가 크게 늘기 때문에 ‘춘절효과’라고 부른다. 지난해 춘절 연휴에 중국인은 3400억 위안(약 58조원)을 소비했다. 중국의 소비 전망이 밝은 건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중국 당국은 2015년까지 소비재와 생산재 판매를 두 배로, 온라인 거래를 네 배로 늘리는 걸 골자로 하는 소비진작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내놓은 발언도 주목된다. 그는 “필요하다면 앞으로는 수출이 증가한 만큼 수입을 늘리는 데도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입을 통해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입이 늘면 소비도 함께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G2’의 소비가 확대되면 한국의 수출 기업, 그중에서도 소비재를 수출하는 기업에 호재가 된다. 오태동 연구원은 “경기에 민감한 종목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은 무모한 베팅이 아니다”며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두 나라의 소비 증가로 정보기술(IT) 업종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소비가 늘어났을 때 IT 제품의 수요가 상당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소비를 늘리면서 평소 구매를 망설였던 IT 제품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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