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GDP ‘쓰나미 충격’서 벗어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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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일본 내각부는 올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올 2분기보다 1.5% 늘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 성장률은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이 집계한 민간 예상치와 같다. 미국처럼 연율로 환산하면 6%이고 지난해 3분기와 견줘선 0%다.

 내각부는 “대지진으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공급망이 망가져 줄었던 수출이 되살아난 덕분에 경제가 1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2분기가 지진 피해로 성장률이 낮아 전 분기 대비 3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기저효과)”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0.7%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마이너스권을 헤맸다.

 일본 다이이치생명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신케 요시키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기저효과를 무시할 순 없지만 올 3분기 성장률은 경제가 정상화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관심은 성장 추세가 이어질지 여부”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은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많은 일본 기업이 올 4분기에 기계 주문을 줄일 계획”이라고 이날 전했다. 기계 주문은 설비투자의 바로미터다.

 일본 정부의 지진피해 복구 지원 효과도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엔화 강세도 일본 경제의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일본 정부의 경제조사기관인 EPA(Economic Planning Association)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올 4분기(10~12월) 성장률(연율)이 2.1%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선 미국 달러와 견준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77엔 선이었다. 지난달 말 일본 정부가 공격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서 엔화 가치를 78엔 선까지 떨어뜨렸지만 다시 오르고 있다. 15, 16일 일본은행(BOJ)의 금융통화정책회의가 주목받는 이유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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