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딴따라 아니다” … 유민의 ‘TBC 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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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유민은 1964년 라디오 서울 사장, 65년 중앙일보 부사장으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창간호 20만 부를 찍었던 중앙일보는 67년 청와대 무장공비 기습 사건의 유일 생존자 김신조 단독 인터뷰를 싣는 등 연일 특종을 터뜨려 1년 만에 발행 부수 33만을 돌파해 경쟁지들을 압도했다. 이런 자신감으로 74년 3월 5일 한국 언론 사상 최초로 50만8680부라는 발행 부수를 사외에 공개하는 쾌거를 올렸다. 유민의 학인(學人) 기질이 관성에 젖어있던 한국 언론계에 자극제가 된 것이다.

 TBC는 개국부터 돌풍이었다. 연예인을 ‘딴따라’ 취급하던 시절, TBC는 인재 영입에 앞장 섰고 업계 최고 대우를 아끼지 않았다. 65년 하반기엔 국내 최초로 연기자·성우 공채 제도를 도입했고, 전속제를 공식화했다. 신인들을 발탁, 과감히 기용해 스타로 키웠다. 언론사 최초로 독립채산제를 도입, 고임금·고능률을 지향한 것도 이때다.

 유민은 조명·무대 장치 등 방송기술의 세계적 흐름을 꿰뚫었고, 실무자에게 귀띔해줬다. 버라이어티쇼 ‘쇼쇼쇼’의 제작진을 불러서는 “일본 디스코텍 같은 입체 조명을 참고해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일일연속극의 신화 ‘아씨’, 쇼프로의 판을 바꿔버린 ‘쇼쇼쇼’ 등 TBC의 시청률과 화제성은 타 방송사가 쫓아올 수가 없었다. 유민의 ‘혁신·일류 DNA’는 12월 1일 개국하는 종합편성채널 JTBC에 계승되고 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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