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크루소 칩 열풍, 컴팩·델은 냉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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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형 업체들이 성능 문제를 이유로 크루소 채택을 미루고 있다. 크루소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컴팩과 델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당분간 트랜스메타(Transmeta)의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트랜스메타는 뉴욕에서 개최된 PC엑스포에서 많은 업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자사 부스에 트랜스메타 프로세서를 채택한 다양한 PC 제조업체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노트북 PC용 TM 5400 크루소 칩의 성능을 과시했다. 이 자리에는 후지쯔(Fujitsu)가 최근 개발 중인 노트북용 마더보드 뿐 아니라 히타치(Hitachi), IBM, NEC의 노트북들도 함께 전시됐다.

이들 가운데 히타치 노트북이 제일 빠른 시간 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청색과 초록색 등 두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는 이 제품은 3.5 파운드 무게에 DVD 드라이브를 장착하고 있다. 트랜스메타 관계자들은 이 제품이 10월 경에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IBM 역시 트랜스메타 노트북 칩과 롱런(LongRun) 전력 관리 소프트웨어를 포함하고 있는 트랜스메타의 기술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IBM은 씽크패드 240(ThinkPad 240) 미니 노트북으로 TM 5400 칩의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TM 5400 칩은 500MHz, 600MHz, 700MHz로 나올 예정이다. DVD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할 때 소모되는 평균 전력량은 일반적으로 1~1.5 와트이다.

하지만 컴팩은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으며, 지금도 그렇다. 컴팩은 그 동안 트랜스메타에 투자해왔으며 트랜스메타의 프로토타입도 자체 R&D 연구소에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들은 “트랜스메타 TM 5400 크루소 칩과 코드 모핑 소프트웨어(Code Morphing software)가 제품으로 출시되기 전에 보다 완벽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델 컴퓨터의 관계자들은 트랜스메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트랜스메타의 기술에 감동 받았다”고 전했다. 그들은 “트랜스메타의 TM 5400 크루소 칩은 애플리케이션 작동을 원활케 하며, 긴 배터리 수명을 제공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델은 아직까지도 성능에 대한 우려 때문에 트랜스메타 기반의 노트북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델은 “현재로서는 TM 5400 크루소 칩의 성능은 동급의 인텔 모바일 칩보다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IBM은 이 제품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크루소 칩이 여타의 소형 노트북과 동등한 성능 및 가격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크루소 칩 기반의 노트북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랜스메타 칩에 대한 일부 PC 제조업체들의 다소 가혹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컴팩과 델은 앞으로 트랜스메타가 칩 성능을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TM 5400 크루소 칩과 코드 모핑 소프트웨어의 성능이 기대만큼 이뤄진다면, 컴팩과 델은 분명 이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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