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멕시코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수출타격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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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부터 유럽연합(EU).멕시코간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됨에 따라 이들 지역에 대한 한국 업체들의 자동차.기계.전자제품 등 수출 차질이 우려된다.

이 협정으로 공산품은 전부, 농수산물도 대부분 양측간 관세.비관세 장벽이 없어지는 등 교역이 자유화하기 때문.

◇ 타격 우려되는 유럽.멕시코 수출〓EU시장의 경우 ▶품목은 자동차.전자제품▶시기적으로는 단기보다 중장기적으로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분석했다.
아직은 멕시코 제품의 EU시장 점유율이 낮지만 EU에서 멕시코 제품의 수입이 해마다 1백~4백%씩 급증하고 있기 때문.
멕시코에서 만든 제품은 무관세를 적용받게 되는 반면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 제품의 관세율은 10% 안팎이어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불리해지게 된 것.
특히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회원국이어서 미국.일본.유럽 업체들이 멕시코에 세운 자동차공장 등을 통해 유럽 수출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와 미주 시장에서는 ▶기계.전기제품 등의 수출은 당장 차질이 우려되며▶장기적으로는 자동차 부문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멕시코는 현재 현지 조립공장이 있는 업체의 자동차만 수입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2004년에야 이 규제를 풀 예정이다.
그러나 EU국 자동차는 이번 협정으로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게 됐다.

◇ 경제블록화 대응이 시급하다〓EU는 NAFTA체제에 따라 미국이 중남미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중남미 공동시장(MERCOSUR)과의 자유무역지대 창설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다자체제인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통합해 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지역무역협정 체결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최근 WTO 통계에 따르면 1998년까지 수립된 지역무역협정은 모두 1백62개다.

이중 절반이 넘는 85개가 90년대 이후 수립됐고, WTO체제가 출범한 95년 이후에만 52개가 체결됐다.

이는 지역무역블록 형성이 회원국간에 상대적으로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에 생산과 수출을 특화해 경제적 이익을 누리는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현재 칠레와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산업의 재배치 등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지역무역블록 형성에 아직은 소극적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은 "무역블록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며 "이에 대응하려면 단순 수출입을 넘어서 현지 투자를 늘리고 블록에 동참하는 협정 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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