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영향 6월 물가 큰폭 오름세

중앙일보

입력

두달 연속 떨어졌던 물가가 6월 중엔 큰 폭의 오름세로 돌아서 물가 안정기조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30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달에 비해 0.5%,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선 2.2%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도 전달보다 0.7%,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말과 비교한 올 상반기 중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0.8%, 생산자물가 0.2% 등으로 예년(1990~99년 평균 4%선)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두달 연속 떨어졌던 물가가 6월 들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국제원유값 상승으로 국내 석유류값과 공업제품 가격이 뛰었기 때문이다.

오동환 재경부 물가정책과장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5% 중 석유류값이 기여한 몫은 0.4%포인트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 설명했다.

◇ 물가 안정기조에 문제 없나〓정부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져 2~3%에 달하겠지만, 올 물가상승 억제목표치인 연평균 2.5%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吳과장은 "6월 국제원유값(두바이산 기준)은 배럴당 27달러선으로 전월(25.5달러)보다 1.5달러 올라 다음달 국내 물가에 부담을 주겠지만, 앞으로 27~28달러가 상승 한계선이란 게 주요 연구기관들의 관측" 이라며 "자연재해에 따른 농산물값 급등 요인만 없다면 물가 안정기조는 계속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압력은 아직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게 정부 판단" 이라고 설명했다.

◇ 물가상승 압력에 대비해야〓주요 민간 연구기관도 올 물가 목표치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와 내년 이후로 갈수록 물가 상승압력이 점차 커질 것이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더 이상 유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유가상승분이 하반기부터 공공요금 등에 파급되고, 내년부터는 정부의 에너지세제 개편으로 경유와 LPG값이 최고 두배까지 오를 예정" 이라며 "정부는 물가상승 심리를 미리 차단하는 정책들을 강구해 둬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 물가상승에 대비해 통화긴축 정책을 쓸 단계는 아니다" 고 진단했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경색 등에도 불구하고 경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한다" 며 "아직 이르긴 하지만 경기 상승추세를 예의주시하면서 수요압력을 낮출 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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