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폐차 처리를 의무화한데 이어 전기.전자, 정보통신 등 거의 모든 가전제품에도 폐기물 처리를 의무화하기로 해 연간 53억달러 규모의 우리나라의 EU에 대한 가전제품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7일 내놓은 `EU의 가전제품 폐처리 의무화 동향' 보고서에서 EU시장에서 오는 2006년부터 제품군별로 정해진 재활용 비율을 지키는 가전제품만 판매할 수 있고 2008년부터는 가전제품에 납, 수은, 카드뮴, 크롬 등 6개 유독성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전기.전자제품 폐처리 지침과 특정 유독성 물질의 전기.전자장비 사용 제한 지침을 채택, EU의회와 이사회에 상정했다.
지침은 유럽 역내.외 업체를 불문하고 EU 시장에서 가전제품을 판매하려는 제조업체에 ▶가정으로부터 무료 수거 ▶품목군별 재생비율 준수 ▶수거비용 부담 ▶폐처리전 특정 부분품 분리 ▶특정 유독성 물질의 전기.전자장비 사용 금지 등을 의무적으로 지키도록 하고 있다.
대상품목은 거의 모든 가전제품으로 EU는 이를 대.소형 가전제품, 소비재, 조명기기, 전동 공구와 완구 등 10개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구체적인 재생(recovery), 재사용(re-use), 리사이클(recycle) 비율을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정용 기기는 재생률이 80%, 재사용.리사이클률이 75%이며 진공청소기 등 소형 기기는 재생률 60%, 재사용.리사이클률 50%, 미니컴퓨터.계산기.전화기 등 정보기술(IT) 및 통신장비는 재생률 75%, 재사용.리사이클률
65%, 또 TV.VTR 등 소비용 가전제품은 재생률 60%, 재사용.리사이클률 50%이다.
이와 함께 제조업체에 폐기물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을 운영토록 하고 판매업자에게도 폐기물을 수거, 제조업체에 전달하는 의무를 부과하되 폐기물 수거비용은 모두 제조업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EU 전기.전자제품 수출은 86억달러로 이 가운데 이 지침의 적용을 받는 품목의 수출이 3분의 2 가량인 53억달러였다.
KOTRA는 지침 발효 이전에 기준 준수 제품을 제조하는 것은 물론 현지 판매업체와 수거 시스템에 대한 협의를 끝내야 하며 적절한 폐처리 시설을 확보하는 등 사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