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롯데· SK 내년 초 카드업계 진출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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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롯데, SK그룹의 신용카드업계 신규진입 여부가 연내 결정된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27일 "학계, 업계 등 각계 여론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신용카드업계 진출입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올 해 안에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신용카드사 설립 준비를 거의 마무리해 놓은 현대, 롯데, SK그룹은 이르면 내년 초 카드업계에 진출해 치열한 `시장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 해 7월 각 금융기관별 인허가 지침을 정비하면서 신용카드사 인허가 지침도 마련했으나 `재벌그룹의 금융업 진출', `시장규모에 비해 과도한 경쟁'을 지적하는 여론에 부담을 느껴 신규 진출을 억제해 왔다.

그러나 `자유경쟁' 논리를 거스르기 힘든 데다 이들 3대 그룹이 거의 완벽하게 준비를 마치고 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어 더 이상 신규진입을 억제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A그룹 관계자는 "이미 기본적인 인허가 지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논리로 시장 진입을 억제하는 것은 무리"라며 "더욱이 워크아웃 기업인 다이너스클럽카드는 건재하고 우량 신규사의 진입을 막는 것은 자유경쟁 논리에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도 "우량기업의 진입을 막고 부실기업은 안고 간다는 것은 시장건전성과 소비자 권익보호 차원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며 당국의 조속한 입장정리를 촉구했다.

현대, 롯데, SK그룹은 각각 백화점, 주유사업을 하면서 유사한 업무를 취급했기 때문에 관련 인프라도 상당 수준 구축돼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유로운 진입은 물론 자유로운 퇴출도 보장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작업이 선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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