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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경선’ … 홍준표 “비례대표 공천 바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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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준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6일 2012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의 절반을 ‘슈퍼스타 K’처럼 국민공모로 선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홍 대표는 비례대표 공모와 중앙당사 폐지 등을 담은 당 쇄신안(본지 11월 5일자 5면)을 7일 최고위원회의에 내놓기로 했다. 홍 대표의 방안에 대해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은 ‘정치쇼’라며 반발하고 있는 만큼 그것이 채택될지는 불투명하다.

 홍 대표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원(국회의원 정수 299명 중 54명)으로 선출될 후보 공천과 관련해 절반(27명)을 국민공모 오디션 방식으로 뽑는다. 전당대회의 당 지도부 선출,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도입했던 국민참여경선제를 비례대표 후보 공천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서울·부산·광주 등 권역별로 비례대표 후보를 뽑고, 여성·청년 등 일부 직능대표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되 모두 국민공모 방식으로 사람을 고르기로 했다. 슈퍼스타 K처럼 예선·결선으로 나눠 정치 신인의 정견발표 현장을 인터넷으로 중계하고, 경선 과정에 참여하는 누구에게나 투표권을 주겠다는 생각이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여성·청년 비례대표 후보를 고를 때 지역 예선과 전국 본선을 나눠 오디션 현장을 인터넷으로 공개하고 국민평가단의 평가 결과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김도종 교수는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과 관련해선 각 정당이 국민은 전혀 모르게 밀실공천을 해왔다”며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 국민경선제를 도입하면 공천의 민주성·개방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중앙당사를 폐지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그는 “사무처 조직은 인근의 서울시당과 여의도연구소로 분산 배치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없애 정치비용을 절감하고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미국식 원내정당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재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의 7개 층을 임대해 쓰는 당사의 월 임대료·관리비는 1억2000만원이다. 홍 대표는 1년 내내 전투경찰 버스 차벽으로 둘러싸인 중앙당사 때문에 한나라당이 ‘불통(不通)정당’ 소리를 듣는다는 말도 했다 한다.

 그의 쇄신안엔 ‘당민(黨民)협의회’를 신설하는 것도 들어있다. 당의 주요 노동·보육·급식 등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 기구가 청취하는 관련 단체와 국민의 이야기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당직을 원외 인사나 해당 분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개방형 당직제’를 시행하고, 의원 전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발하게 활용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공천 문제는 쇄신안에서 빠졌다고 한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지역구 공천 문제를 언급할 경우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당이 아무것도 쇄신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비례대표를 ‘슈스케’식으로 공모하고 중앙당사를 폐지하는 것은 ‘정치쇼’이며 주요 당직을 외부 인사에게 주는 것도 무책임한 얘기”라며 “진정한 당 개혁은 국민이 원하는 정책과 공천 개혁”이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국민이 언제 당사를 빼라고 했느냐”라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기 희생을 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핵심은 제쳐놓고 보여주기식 전시성 이벤트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심의 분노를 외면한 당 지도부가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반발에 부닥치자 홍 대표는 이날 저녁 최고위원들에게 쇄신안을 설명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정효식·백일현 기자

◆국민참여경선제=정당이 공직 후보자를 선출할 때 당원 자격을 제한하지 않고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게 개방하는 제도다. 공천에 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유권자들이 정당의 경선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미국의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는 ‘완전 국민경선제’로 불린다. 한국 정당들은 그간 당원·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여론조사 결과를 적절히 배분해 당 대표나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으므로, 100%로 국민경선제를 실시한 건 아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現]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195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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