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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테라스형 아파트 ‘나홀로 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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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분양된 대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더샵 3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분양상담원들과 상담하고 있다.

맨 꼭대기층에 들어서는 펜트하우스, 다른 집에는 없는 테라스(아래층 옥상을 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는 공간)를 갖춘 아파트….

 중반전으로 접어들고 있는 올가을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주택들의 특징이다. 같은 단지, 같은 크기에서도 몇 가구 되지 않는 이런 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몰렸다. 실용적인 데다 희소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도 달라져 수도권보다 지방 세종시·혁신도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극동건설이 지난달 말 세종시에서 분양한 웅진스타클래스 펜트하우스는 청약 1순위에서 6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1순위 평균 경쟁률(13대1)의 5배 수준이다. GS건설이 진주시에서 내놓은 센트럴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대부분의 주택형이 미달됐으나 펜트하우스는 2.3대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그런가 하면 피데스개발이 목포시 옥암지구에서 지난달 분양한 우미파렌하이트는 테라스를 갖춘 저층의 주택형에 청약이 많았다. 다른 주택형은 1순위에서 미달됐지만 저층은 마감됐다. 이 단지는 한옥 디자인을 적용한 전용 127㎡형도 청약 선전을 했다.

 지난달 벽산건설이 부산시 북구 금곡동에 분양한 율리역 벽산블루밍은 다락방을 제공한 주택형(전용 59·84㎡형 일부)이 큰 인기를 끌었다. 벽산건설 마케팅팀 박기정 부장은 “59·84㎡형의 경우 청약 1순위에서 15대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다락방 때문에 신청했다는 청약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펜트하우스나 테라스 주택은 같은 크기의 다른 집보다 분양가가 좀 더 비싸다. 전용면적은 비슷해도 테라스가 포함돼 실제로 쓸 수 있는 면적이 더 넓거나 이색적으로 꾸며져 추가 건축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상무는 “테라스나 다락방이 있으면 공간 활용도나 실용성이 훨씬 좋아진다”며 “이런 주택은 가격이 좀 비싸도 물량이 많지 않아 ‘나만의 집’이라는 희소가치도 크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지고 지방의 대규모 개발지역이 떠오르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지난달 대우건설·극동건설·포스코건설이 4000여 가구를 분양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 단지는 1순위에서 수십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마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 우정혁신도시에서 지난달 나온 IS동서의 에일린의 뜰 역시 청약 1순위에서 최고 16.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에 민간 기업의 대규모 투자 등의 호재가 있는 인천 송도지구나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 등 수도권 개발지역들의 인기는 한풀 꺾였다. 최근 분양된 아파트들 대부분이 순위 내에서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는 수도권 개발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해진 대신 지방 개발은 확실성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시티프라이빗뱅크 김일수 팀장은 “수도권 개발사업은 경기 침체 등으로 탄력을 많이 잃었지만 세종시·혁신도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인 데다 관련 법으로 정해져 있어 불확실성이 적다”고 말했다.

 지방 개발지역들엔 공공기관 등이 들어서는 만큼 기반시설이나 인구유입 효과도 크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정부청사·공공기관 이전 본격화로 주택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여 세종시·혁신도시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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