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유럽 축구는 '블랙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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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계에 검은 돌풍이 거세다.

중남미.아프리카 출신의 검은 피부를 가진 선수들이 특유의 유연성과 기술을 겸비한 플레이를 구사하며 세계 축구를 휘젓고 있다.

그동안 흑인선수들은 축구황제 펠레(브라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세계축구의 주변에 머물렀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파트리크 클루이베르트(24.네덜란드).니콜라스 아넬카(21.레알 마드리드) 등 걸출한 선수들이 속속 등장했고 수리남 이민 2세대인 프랑크 레이카르트(38)는 네덜란드 감독에까지 올랐다.

특히 클루이베르트는 '블랙파워' 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클루이베르트는 26일(한국시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유고와의 8강전에서 4골을 넣어 단숨에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바르셀로나의 주공격수인 클루이베르트는 데니스 베르캄프와 흑백 조화를 이루며 A매치에 44회 출장해 29골을 잡아냈다.

수리남 혼혈인 클루이베르트는 98년 프랑스월드컵 예선 첫 경기 벨기에전에서 상대 수비수의 인종비하적인 욕설에 격분, 몸싸움을 벌이다 퇴장당하는 등 다혈질이지만 흑인 특유의 순발력에 화려한 개인기가 돋보인다.

미드필더인 에드가 다비즈(27.유벤투스)와 클라렌스 세도르프(24.인터밀란)도 네덜란드의 걸출한 흑인스타. 녹내장으로 보호안경을 착용하는 다비츠는 천부적인 발재간과 투지를 자랑하는 플레이 메이커이며 레게 파마로 유명한 세도르프도 넓은 시야와 칼날 같은 스루패스를 자랑한다.

프랑스도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로 귀화한 흑인선수들 없이는 우승을 바라볼 수 없다. 튀랑(28.파르마).드사이(32.첼시)가 포진한 프랑스 수비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아넬카(21.레알 마드리드)와 앙리(23.아스날)도 투톱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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