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일본서 4승 안선주, +1승 벼르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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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JLPGA 투어 상금왕의 발판이 된 스탠리 레이디스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는 안선주. [중앙포토]

안선주(24)는 지금 일본 여자투어의 지존(至尊)이다. 지난해 신인왕·상금왕에 이어 올해도 4승을 거두면서 1억1500만 엔(약 16억원)을 벌어 상금랭킹 1위를 독주하고 있다. 특유의 장타에 쇼트게임까지 부쩍 좋아진 그가 추격하면 일본 선수들이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코미네 사쿠라, 후도 유리 등 일본 투어를 호령하던 선수들은 안선주에게 가렸다. 왕년에 국내 투어에서 신지애(23·미래에셋)가 그랬던 것처럼 일본 선수들은 안선주를 두려워한다.

 한국에 있을 때 안선주는 최고가 아니었다. 신지애·최나연(24·SK텔레콤)에게 뒤진 ‘넘버3’였다. 신지애와 최나연이 세계 최고 투어 LPGA 무대로 떠날 때 안선주는 일본을 택했다. 신지애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르고, 최나연이 LPGA 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상을 받을 때 안선주도 일본 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일본 투어에 별 관심이 없다. 안선주는 음지에서 절치부심해야 했다. 미국 투어나 국내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처럼 제대로 된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그러나 안선주는 굴하지 않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일본에서 압도적인 1인자가 되면서 4일 현재 안선주의 세계랭킹은 5위까지 올랐다. 미국 LPGA 투어에서 뛰지 않으면서 이렇게 높은 위치에 올라가기는 매우 어렵다. 안선주에겐 매우 의미 있는 순위다. 아직 최나연(4위)에게는 뒤지지만 항상 앞서 있던 신지애(6위)를 제쳤기 때문이다.

 안선주는 11월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일본 미에현 시마시 긴데쓰 가시코지마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LPGA 투어 미즈노 클래식이다. 일본 잔디와 그린에 완벽히 적응한 터줏대감 안선주가 LPGA 투어 대회를 정복할 기회다. 세계랭킹 1위 청야니(22·대만)가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안선주가 우승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 안선주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최나연마저 제치고 한국 여자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가 된다. 넘버3의 설움을 완전히 날려 버릴 수 있다. 최종 목표인 미국 LPGA 출전 티켓도 얻게 된다.

 안선주는 4일 일본 미에현 가시코지마 골프장에서 벌어진 대회 1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쳤다. 공동 24위지만 역전을 노려볼 만한 위치다. 최나연과 신지애는 한 발짝 앞에 있다. 똑같이 3언더파를 쳤다.

 올해 우승이 없는 신지애에게도 이 대회는 기회다. 2008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신지애는 유달리 강했던 이 대회 우승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국계 선수의 LPGA 투어 100승째를 기록한 최나연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최나연은 청야니를 추격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의 101번째 우승도 자신의 손으로 해내야 한다고 믿는다. 1라운드 선두는 일본 투어에서 활약하는 황아름(24)과 테레사 루(대만) 등 3명이다. 6언더파를 쳤다. 2009년 일본 투어에서 우승한 황아름은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기록했다. 한국의 또 다른 간판 김인경(23·하나금융그룹)은 4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대회는 J골프에서 중계한다. 중계시간은 2라운드는 오후 2시30분부터 4시, 3라운드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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