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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꿈꾸는 사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컴퓨터 업계의 재야인사’로 불리는 곽동수(36)씨. 그가 사장이 되었다. 대한민국 소호(SOHO) 1호, 전문 프리랜서, 컴퓨터하는 사람 등 94년 한글과 컴퓨터의 기획실장 이후로 줄곧 ‘조직’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그가 자본금 44억원 규모의 인터넷 마케팅사 디지털랭크의 사장을 맡은 것.

연봉 3억원의 최고급 프리랜서. 92년부터 지금까지 10권의 책을 써낸 베스트셀러 작가. KBS, EBS, 케이블 TV 등에 출연하는 방송인. 명칭만큼이나 화려한 경력의 곽동수 사장. 한마디로 잘 나가는 그가 왜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조직을 관리하고 끊임없이 재무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고된 사장자리를 택했을까?

디지털 CEO된 연봉 3억원의 프리랜서

“올바른 정보화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정보화의 숨겨진 이점들을 알리는 일, 컴퓨터를 활용해 개인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능력 그리고 따뜻한 사이버 세상을 만들기. 이런 일들을 위해서는 프리랜서로서는 벅찬게 많았지요.”

올바른 정보화. 곽 사장이 바라는 “작고 구체적인 꿈”이다. 이를 위해 그는 다음달 12일에 공식오픈하는 국내 11개 대기업의 공동마케팅 사이트 디지털랭크(http://www.digitalrank.com)에 ‘디지털 지수(Digital Quotient)’ 개념을 도입했다.

디지털 지수는 한마디로 정보화 시대를 사는 개인들의 디지털 지식을 평가해 올바른 정보화의 방향을 모색하자는 시도이다. 산업시대 IQ, EQ 등이 개인의 지식 평가 도구였다면 DQ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인재상의 바로미터인 셈.

평가항목도 크게 ▶기술(인터넷 및 컴퓨터 활용 지식, 비즈니스 마인드, 사업계획서 작성능력, 그래픽 기술 등) ▶장비(디지털 장비 보유 정도) ▶봉사(컴퓨터 교육, 장비기증, 자신의 특기 제공 등) 로 기준을 세웠지만 결국 항목 자체를 네티즌과 함께 만들어 낼 계획이다.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처럼 만드는 것이 DQ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지수는 현재처럼 과도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합니다. 몇가지 예로 들은 평가항목에서 보았듯이 DQ는 ‘디지털’(곽사장은 이를 ‘비트’와 ‘바이트’로 풀이했다)에 낮선 사람들에게 오히려 자신감을 줄 수 있습니다. DQ는 디지털 세상을 열어가는 최소한의 잣대가 될 것입니다.”

“디지털 플레이어가 되십시오"

올바른 정보화에 대한 곽 사장의 이야기는 쉴 틈 없이 쏟아졌다. 97년 <연봉 1억 지금은 soho 시대>가 출간되면서 소호가 한창 맹위를 떨칠 때 였다. 당시의 많은 사람들은 소호를 ‘컴퓨터 한대로 돈을 벌 수 있다’라는 말로 이해했다. 마치 값비싼 컴퓨터와 빵빵한 하드웨어, 좋은 소프트웨어, 작은 사무실만 마련하면 연봉 1억원은 쉽게 거머쥘 것이라는 환상에 빠졌다. 국내에 소호를 소개한 장본인으로서 본의 아니게 와전된 ‘컴퓨터 만능’의 신화에 당황했던 것은 당연한 일. 정보화의 외형만을 본 전형적인 사례라고 곽 사장은 지적한다.

“소호 역시도 컴퓨터를 활용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컴퓨터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고 이를 통해서 어떤 가치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컴퓨터로 원고를 작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작성한 문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올바른 것,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곽 사장은 이를 올바른 정보화를 위한 첫 걸음, 즉 ‘기본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은 변화의 속도를 핑계로 기본 마저 스킵(Skip)하는게 요즘의 현실이라고 조심스레 지적한다. 곽 사장이 이처럼 ‘기본기론(論)’을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의 미래가 그들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더라도 그것을 이용하는 것은 결국 ‘기술’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훈수에 따라 움직이거나, 훈수만 일삼는 그런 사람보다는 디지털 세상을 강력하게 드라이브하는 플레이어들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본기가 탄탄하면 응용이 가능합니다. 기본기 없이 엄벙덤벙 배우고 지나가는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게 있습니다. 아직도 고전이 대접 받고 옛 속담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드를 근사하게 읽어주는 사람

‘정보통신 업계의 하일성’이 되고 싶다는 곽 사장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다. 활동 폭도 넓지만 인간 친화형인 그에게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 지난 6월 9일 회사창립기념일에는 공연기획자 송승환씨, 연극인 손숙씨,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 아이월드 네트워킹의 허진호 사장 등이 다녀갔다. 지금은 영국에서 거주하는 탤런트 강남길씨와는 호형 호제할 정도로 무척 각별한 사이다. 디지털랭크의 30명 직원도 대부분 프리랜서 활동시절 알게 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가리켜 곽 사장은 CEO가 아니라 ‘구단주’가 되었다라고 너스레를 떤다.

“제일 관심 있는 것은 마케팅입니다. 마케팅은 잘못하면 독이 되고 잘하면 그처럼 재미 있는게 없지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마케팅에 대해 연구하고 생각하는게 적다고 봅니다. 특히 세일즈하는 마케터 이기보다는 마켓 트랜드를 근사하게 읽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토플러, 네그로폰테에게서 미래를 들어야 합니까?”

정보통신업계의 맛깔 나는 해설자를 바라는 그 답게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또한 대중 앞에 서는 것이다. 곽 사장은 그 일을 머리칼이 허여질 때 까지 하겠다고 말한다.

왜?
"That makes me happy.”

상담하는 사람들한테 항상 묻듯이 미래를 생각하는 자신에게도 똑 같은 질문과 답변을 구한 듯 곽 사장 입가에 미소가 스친다.

89년 컴퓨터를 처음 구입하게 된 동기는 단지 악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곽 사장은 ‘사장’이라는 의미는 자신의 새롭고도 새로운 인생을 위해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겐 꿈이 있습니다. 작고 구체적인 꿈 하나를 키워온지 몇 년. 이제 그 꿈을 펼쳐 나가고자 합니다”(http://www.savin.net)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내일을 집어삼킨 오늘이 우리 앞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은 이마저도 비아냥 댄다. “신속함은 선이요, 꾸물거리는 것은 악이다”라고. ‘생각의 속도’로 살아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디지털’은 익숙하지만 모호한 화두이다. 디지털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내가 주체가 되는 삶''

곽 사장이 들려주는 디지털 시대를 사는 법이다.

<곽동수 사장 약력>
1964.11 서울 생
1992~94년 ㈜한글과 컴퓨터 고객지원실장 / 기획실장
1992년 <이제 한글을 쓰고 싶어요-곽동수, 박정호 공저> 출간
1993년 <안녕하세요 컴퓨터 이야기> 출간
1993년 <한글 한글 2.1>출간
1994년 <곽동수의 한글 이야기> 출간
1994년 EBS TV <컴퓨터는 내친구><지금은 정보시대><인터넷 정보사냥><컴퓨터 정보광장> 구성, 진행
1995년 KBS R <볼륨을 높여요><달리는 샐러리맨><경제가 보인다><가로수를 누비며><라디오 동서남북> 고정출연
1996년 DSN <컴퓨터로 여는 세상> 진행
1997년 <연봉 1억 지금은 soho 시대> 출간
1998년 <곽동수의 soho 창업> 출간
1999년 ㈜중앙일보 IT엔지니어 아카데미 전임강사
2000년 현 중앙일보, 월간중앙 칼럼, SDS, 삼성전자 사보 등 칼럼 연재
현 숭실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과정중
현 http://www.savin.net 운영중
현 (주)디지털랭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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