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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지수에 따라 춤추는 불안한 장세 되풀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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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에서 뚜렷한 주도세력이 부각되지 않은 채 투자자들 사이에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현물지수가 선물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춤을 추는 불안한 장세가 되풀이되고 있다.

오전장에서 현물지수가 크게 올랐다가도 오후 들어 선물시장에서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선물지수가 떨어지면 현물지수도 덩달아 꺾이는 '전강후약(前强後弱)' 양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같은 선물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외국인들이어서 외국인이 선물시장을 지렛대로 현물시장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지수를 '관리' 하고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 헷갈리는 외국인 움직임〓지난달 말부터 6월 12일까지 매일 2천억원 안팎씩 순매수를 유지하다 13일부터는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19, 20일엔 1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14, 16일에는 순매도로 돌아섰던 것.

대신 이번 주 들어선 오전에 선물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선물지수를 끌어올렸다가 오후엔 다시 선물을 대량 매도, 선물지수 급락을 유도하는 매매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은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를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 움직임에 일부 '데이 트레이더(초단타 투자자)' 들이 가세, 외국인이 살 때는 따라 샀다가 팔 때는 한꺼번에 물량을 쏟아내 시장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유욱재 대리는 "최근 선물시장의 투자주체별 거래내역을 실시간으로 공시하자 국내 데이 트레이더들이 외국인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해 주가변동폭이 커졌다" 며 "외국인이 의도했든 안했든 이로 인해 지수가 750~800 안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고 설명했다.

◇ 기관 매수세 살아나나〓외국인의 움직임이 불규칙해진 반면 기관은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21, 22일에는 외국인과 개인이 쏟아놓는 매물을 기관이 받아주며 장세를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기관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섰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투신운용의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아직 투신이나 증권으로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관이 본격적 매수에 나서기는 이르다" 며 "최근 기관의 순매수는 투신 환매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그동안 앞뒤 안가리고 팔아 지나치게 떨어진 우량주 비중을 올려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기관이 금융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란 해석이다.

◇ 6월말이 고비〓시장이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는 이같은 널뛰기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의 향방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6월말을 잘 넘기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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