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쟁의 비극을 다룬 반전영화들

중앙일보

입력

호국의 달 6월, 우리 민족이 겪었던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는 일은 초여름이라는 아름다운 계절적 시간을 늘 어두운 마음으로 맞게끔 하는데....

이번 주 테마는 반전영화(反戰映畵)!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도 평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 이때, 전쟁은 어떠한 경우라도 타당성을 부여할 수 없고 절대 일어나서도 안 될 비극이다. 이러한 논조에 알란 파커,올리버 스톤,스탠리 큐브릭 등 많은 의식있는 감독들도 동참해 왔다.

1. 버디 Birdy ★★★★

감독: 알란 파커 / 주연:매튜 모딘, 니콜라스 케이지, 존 하킨스

베트남전에서의 참혹한 경험으로 인해 정신을 놓은 청년 버디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잔혹성을 섬뜩하리만치 사실적으로 표현해낸 영화. 알란 파커의 연출력은 매튜 모딘,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노련한 배우들의 헌신적인 연기를 통해 정점에 이르렀다.

월남전에서 얼굴부상을 입고 제대한 알 폰소는 친구의 치료를 위해 방문해 달라는 바이스 소령의 연락을 받는다. 병원에 도착해 만난 친구 버디는 한 자세로 웅크린 채 아무런 행동도, 말도 하지 않았고 알을 알아보지도 못한다. 바이스 소령은 버디에게 마직막 기회를 준다며 알에게 최선을 다해 보라고 말한다. 알은 버디에게 소년시절의 일들을 떠올리게 하지만 어떤 노력도 버디의 입을 열지 못한다. 그런데 알 자신도 세상에 대해 희망을 잃었다며 버디와 함께 살겠다고 하자 그 순간 버디가 입을 연다.

2. 핑크 플로이드의 벽 Pink Floyd The Wall ★★★★

감독:알란 파커/ 주연:밥 겔도프,크리스틴 하그리브스,밥 호스킨스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멤버 중 한 명인 로저 워터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 귀에 익은 록 음악 "The Wall"을 따라 전개되는 그로테스크한 영상이 전쟁의 비인간성을 은유적이지만 강한 밀도로 폭로한다.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핑크는 엄마와 단둘이 살아간다. 늘 혼자인 핑크는 전쟁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유로운 상상력을 불허하는 교육 제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늘 방황한다. 이런 부적응 심리는 세상을 온통 벽으로 느끼게 하고 그런 벽을 파괴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성장하여 록스타가 되지만 사람들의 박수는 오히려 짐으로 느껴진다. 사랑에도 실패한 핑크는 세상과 벽을 쌓는 자학적인 행동을 하면서 불안정한 삶을 지속한다.

3. 7월 4일 생 Born on the Fourth of July ★★★

감독: 올리버 스톤/ 주연: 톰 크루즈,레이몬드 J. 배리,키이라 세즈윅, 윌리엄 데포

이미〈플래툰〉을 통해 반전 의식을 이야기하고 미국 권력에의 모순에 반기를 들었던 올리버 스톤 감독이 그러한 주제의식을 더욱 치밀하게 드러낸 것이 바로 이 작품.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태어난 꿈 많은 청년이 겪는 끔찍한 전쟁 후유증은 전쟁의 불필요성에 주저하지 않고 찬성케 한다. 톰 크루즈의 혼신을 다하는 연기가 인상깊다.

건실한 청년 론은 고교시절 레슬링 선수로 훈련을 받으며 강인한 신체와 정신을 갖게 된다. 어느 날 학교를 방문한 해병대 신병모집소 하사관들의 모습에 매혹되어 영웅심에 불타는 친구들과 함께 미해병대에 지원 입대한다. 드디어 기대했던 대로 베트남에 파견된 론은 용서없는 현실 속에 몸을 던지고, 실수로 월남 민간인들과 전우까지 죽이게 된다. 심한 정신적 방황을 겪던 론은 급기야 하반신 완전히 마비되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귀향한다. 그러나 론은 반전 시위와 닉슨 행정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로 술렁거리는 사회 분위기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4. 메탈 쟈켓 Full Metal Jacket ★★★★

감독: 스탠리 큐브릭/ 주연 : 매튜 모딘, 빈센트 도노프리어

원제인 '풀 메탈 자켓'은 베트남 전쟁에 사용된 M16 라이플 총에 사용되는 완전 피갑탄을 의미하는 말. 영화 속에서는 남들보다 뒤졌던 훈련생 로렌스가 완전한 살인기계로 거듭난 후 화장실에서 끊임없이 되뇌던 단어이기도 하다.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답게 철학적인 시선으로 전쟁을 바라보고 있는 작품. 8년 전 몇 장면 삭제된 채로 출시될 뻔했으나, 자신의 영화를 삭제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치 않는 큐브릭의 반대로 무산됐다. 작년 큐브릭 사후 다행히 무삭제로 출시되었다.

조커, 로렌스, 카우보이는 베트남전에 참가하기 위해 해병대 교육에 참가한 신병들이다. 하트만 상사는 이들을 살인기계로 만들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시킨다. 먹는 걸 밝히고 행동이 둔한 로렌스는 이들 모두를 괴롭히는 고문관. 하트만 상사는 성모마리아를 믿지 않는다고 대답한 조커와 로렌스를 짝지워 더욱 힘든 훈련을 시킨다.

5. 굿모닝 베트남 Good Morning, Vietnam ★★★

감독: 배리 레빈슨/ 주연: 로빈 윌리암스,포레스트 휘태커,브루노 커비

〈플래툰〉〈7월 4일생〉등으로 대표되는 베트남 영화의 전형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있는 베트남전 영화다. 기존의 전쟁 영화들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반전 의식을 전하고 있다. 전쟁 영화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배우 로빈 윌리암스의 출연도 그런 시각을 대변해준다.〈레인맨〉의 배리 레빈슨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흘러간 옛 노래들과 틀에 박힌 방송으로 일관되던 월남의 미군방송국에 새로운 스타일의 디스크자키 애드리안이 나타난다. 절규하듯 "굿모닝 베트남"을 외치며 유머와 금지곡들로 방송을 메운다. 상부의 눈에 그런 그가 골치거리로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상부와의 갈등도 커져가고, 미국이 개입한 전쟁의 실상을 목격한 애드리안은 마지막 방송 테이프를 남긴 채 베트남을 떠난다.

6. 세이비어 Savior ★★★

감독: 피터 안토니제빅/ 주연: 데니스 퀘이드,스텔란 스카스가드,나스타샤 킨스키

보스니아 내전을 소재로 한 작품.〈플래툰〉〈7월 4일생〉〈하늘과 땅〉베트남전 3부작을 만든 올리버 스톤 감독이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다분히 그의 반전 의식이 포함되어 있다. 발칸반도를 피로 물들였던 보스니아 내전의 뿌리깊은 인종 및 종교적 갈등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전쟁 중에 잉태된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죽음을 부르는 잔혹한 실상은 그 모든 인간성을 부정한다.

파리에서 발생한 회교분자의 폭탄 테러로 아내와 아들을 잃은 조슈아, 그는 복수심에 불타 회교사원에 쳐들어가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다. 미국 대사관 직원이었던 그는 범죄를 감추기 위해 내전이 한창인 보스니아 용병으로 자원, 세르비아 군에 가담한다. 전쟁터를 전전하면서 조슈아는 점차 죽음의 충격에 무감각해지는데, 어느 날 세르비아인 병사와 함께 포로 교환 임무를 수행하던 중, 회교도 군인에게 강간을 당해 만삭의 몸이 되어 있는 여인, 베라를 만나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