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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월 ‘정치 족쇄’ 풀린 한명숙 … 내달 민주당 당권 도전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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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명숙 전 총리가 31일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음에 따라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엔 정치적 파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는 2009년 12월 5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후 두 건의 재판에 묶여 1년10개월간 정치인으로서 행동하는 데 큰 제약을 받았다. 그런 그가 지난해 4월 뇌물 사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해 7월 기소됐던 이번 정치자금 사건 1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정치적 행보를 하는 데 한결 여유가 생겼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상임고문인 한 전 총리가 향후 야권대통합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10·26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라는 주변 사람의 권유를 받았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정치자금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앞으로 새로운 각오와 결의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국민 곁으로 다가가겠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끌어안고 통합과 승리의 길을 여는 데 있는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민주당에선 12월 중순으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에서 한 전 총리가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하는 이가 많다. 당내 친노무현 진영은 물론 이해찬 전 총리 등 외곽 조직도 한 전 총리를 밀고 있다. 한 측근 의원은 “시민사회와의 야권통합을 위해서도 한 전 총리가 최상의 카드”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부겸·이종걸 의원 등 당권 예비주자들은 한 전 총리의 행보를 주시하며 표단속을 하고 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이날 이해찬 전 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법정에 출석해 재판 결과를 지켜봤다. 다음은 무죄 판결이 나온 뒤 한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소감이 어떤가.

 “진실을 밝혀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지난 2년간 상상할 수 없이 잔혹한 시간을 보냈다. 저를 믿어준 국민 여러분이 계셔서 버텨낼 수 있었다.”

 -검찰에 하고 싶은 말은.

 “이번 판결은 정치검찰에 대한 유죄선고다. 이명박 정권과 정치검찰이 합작해서 만든 추악한 정치공작에 대한 단죄다. 제 사건을 마지막으로 수치스러운 야만의 정치는 끝났으면 한다. 2012년 정권교체를 통해 검찰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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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국무총리실 국무총리

194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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