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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마세라티 … 콧대 높은 그들, 바다 건너 한국 오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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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마세라티 수입업체 FMK는 지난달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고객 시승 행사를 열었다.

전남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은 1년에 사흘 반짝 열리는 포뮬러원(F1) 경기 이외에도 꾸준히 손님을 맞는다. 시승 행사의 단골 장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서킷은 시속 300㎞를 넘나드는 F1을 위해 설계됐다. 따라서 차의 성능을 한계까지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고속으로 달릴 수 있지만 일반 도로보다 안전하다. 신호등이나 중앙선, 그리고 마주 오는 차가 없어서다.

 장소의 특성상 영암 서킷은 고가의 고성능 수입차 업체가 주로 애용한다. 지난 8월 독일의 스포츠카 업체 포르셰가 ‘포르셰 월드 로드쇼(PWRS)’를 치렀다. 지난달엔 스포츠 세단의 개념을 앞세우고 있는 이탈리아의 마세라티가 ‘마세라티 트랙데이’를 열었다. 두 행사 모두 본사의 임원과 강사진, 시승차가 동원됐다.

 포르셰 월드 로드쇼는 2007년 안산 서킷에서 치른 이후 5년 만이다. 마세라티 트랙데이는 2007년 국내에 공식으로 진출한 이후 처음 열렸다. 수입차 업체가 고객 시승회 같은 국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선진국 시장이 불황으로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판매 확대를 위한 적극적 시승 행사인 셈이다.

 한국은 중국과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다. 지난해 포르셰의 국내 판매는 705대로 2009년 대비 75%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1000대 이상인데,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마세라티는 현재 6000대의 생산규모를 2014년 4만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에서 아시아 시장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들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다.

 포르셰 월드 로드쇼는 전 세계를 돌며 진행하는 ‘포르셰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PDE)’ 시리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다. 이번 행사엔 독일 본사에서 24대의 시승차와 5명의 교관, 1명의 총괄 매니저가 왔다. 고객 338명이 참가했다. 행사의 목적은 포르셰의 매력을 널리 알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데 있다. 따라서 참가자 대부분은 미래 고객이다. 포르셰는 행사를 통해 참가자의 8%와 계약을 성사시키겠다는 목표를 삼았다. 본인 노력에 따라 배울 수 있는 운전 교육의 양과 깊이가 달라진다. 교육은 서킷을 질주하는 핸들링, 고뿔 사이를 헤집는 슬라럼, 주행 중 장애물이 튀어나올 때를 가정한 긴급 회피 제동으로 구성됐다.

 마세라티 트랙데이는 공식수입원 FMK가 주최한 행사다. 아시아에서 중국 상하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참가자는 20명으로 잠재 고객과 기존 오너가 7대3의 비율로 섞였다. 5대의 시승차가 준비됐다. 참가자는 차당 두 바퀴씩 서킷을 모두 10바퀴 돌았다. 차마다 탄 교관은 마세라티의 특징과 장점을 설명하고, 운전 습관도 교정해 준다.

 이 행사는 그란투리스모 MC 스트라달레의 국내 출시를 겸했다. 최고 출력 450마력을 낼 수 있는 V8 4.7L 엔진을 얹었다. 이 차는 시속 100㎞까지 가속을 4.5초에 마치고, 시속 298㎞까지 달린다. 마세라티는 악보까지 그려가며 완성한 ‘사운드’, 그리고 편안한 고급차와 핏발 서린 경주차를 넘나드는 ‘두 얼굴’로 유명하다. 무대가 F1 서킷이어서 마세라티의 이 같은 장점은 더욱 빛났다.

 경기 화성의 자동차성능연구소에서도 수입차 업체의 시승회가 활발히 열린다. 지난해 11월 아우디, 올 5월 포드, 6월 람보르기니가 시승회를 열었다. 29~30일엔 폴크스바겐이 경기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독일 본사의 교관과 국내 고객을 초청해 ‘폴크스바겐 패밀리 데이’를 연다.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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