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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3분기 적자 … 주가는 되레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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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LG전자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조8973억원, 영업손실 31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구본준(60·사진)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뒤 올 1, 2분기 연속 흑자를 내다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올 3분기 실적이 악화한 것은 휴대전화 판매 부진에 따른 것이다. TV 사업을 총괄하는 HE사업본부(1011억원), 냉장고·세탁기 같은 가전을 판매하는 HA 사업본부(701억원), 에어컨 사업 담당 AE사업본부(14억원)는 흑자를 냈지만 휴대전화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1388억원)가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 주가는 26일 전날보다 2.24%(1700원) 오른 7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지난해 2분기부터 경영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1852억원), 4분기(-2457억원) 연속 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 1분기(1308억원)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1582억원)엔 흑자 규모를 키웠었다.

 구 부회장은 그동안 “예전 LG전자는 강하고 독하게 실행도 했는데 이 부분이 많이 무너졌다”며 ‘독한 LG’를 강조했다. 슬로건도 ‘Fast, Strong & Smart(빠르고, 강하고, 영리하게)’로 바꾼 뒤 조직에 변화를 줬다. 품질 부서를 올 6월 CEO 직속으로 재편했고, 9월엔 구매팀장인 황호건(50) 전무를 최고인사책임자(CHO)로 선임하는 등 수시 인사로 조직에 긴장감도 불어넣었다. 최근엔 구조조정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올 초엔 휴대전화 부문 해외 마케팅 인력 일부를 국내로 소환했다. 부장급을 대상으로 면담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구 부회장은 그동안 사장단만 들렀던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직접 들르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LG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가 취임한 이후로 의사 결정 속도가 빨라졌다. 위기 때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제조업체는 결국 품질”이라며 “사실상 올 초부터 (구 부회장이) 경영에 뛰어들었는데 품질로 차별화한 제품을 내놓는 것은 내년 초는 돼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이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4분기 실적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백종석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오너 리더십’ 덕분에 계열사 간 공조가 원활해졌고, 스마트폰 품질 우려가 감소했다. 4세대(4G) LTE 관련 특허 경쟁력이 우수한 것도 장점”이라면서도 “비수기인 데다 스마트폰이 4분기에 바로 실적을 끌어올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적자 원인이 9월 환율 급변에 따른 외환차손이라는 점에서 실적개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4분기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114억원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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