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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단계로 접어든 스트리밍 기술

중앙일보

입력

미국 뉴욕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스트리밍 미디어쇼 2000 이스트''는 우리나라에도 우후죽순으로늘어나고 있는 인터넷방송 업체의 수익모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자리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리얼네트웍스 등으로 양분돼온 스트리밍 기술의 툴이 통합되는 동시에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시장이 더욱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흐름이었다.

스트리밍 미디어쇼는 지난 98년 미국 새너제이에서 인터넷방송에 관심있는 업계의 전문가가 모인 소규모 세미나로 출발, 지금까지는 사실상 ''스트리밍''이란 용어자체를 알리고 기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과정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는 업계의 거물들이 기조연설에서 한결같이 수익모델을 언급했으며 컨퍼런스에 참석한 2백여명의 패널리스트들와 전문가들도 웹캐스팅 업체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MP3.com의 마이클 로버트슨은 "지금까지는 B2C기반의 e-커머스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음반 소매상들이 ''My account''서비스를 통해 고객관리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ASP)로 B2B에 본격 진출할 것" 이라고 말했다.

야후의 부사장인 스탠 우드워드는 "오프라인 업체들의 홍보에 야후브로드캐스트닷컴의 스트리밍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개별적인 사이트의 호스팅사업 등의 방식으로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B2B가 야후브로드캐스트와 파이낸스비전 등 스트리밍 사업부문의 전체 매출액에서 8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스트리밍이 PC의 영역을 벗어나 모바일과 팜PC, PDA 등 각종 기기로 확대되면서 더욱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나 전망이 설득력이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이론에 치중하고 있는데다 구체적인 현실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아직은 실험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트리밍 기술과 동영상 미디어가 인터넷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또한새로운 비즈니스의 툴로 활용될 여지는 충분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인터넷 방송업체의 수익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는 것. 한편 스트리밍 미디어가 기존 텍스트 중심의 인터넷에서 새로운 주류로 부상하면서 엔드유저(End-user)가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툴은 점차 통합되고 있다.

스트리밍 산업을 창출한 리얼네트웍스는 이번 행사와 때를 맞춰 제3의 스트리밍업체인 애플컴퓨터(퀵타임 플레이어)와 기술적 제휴를 체결, 양사의 파일이 호환될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리얼측은 또한 지난해 컴덱스쇼에서 ''윈도미디어 플레이어 버전3''를 선보인 뒤스트리밍 시장에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 급속하게 세를 확산하고 있는 MS와도지난 4월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리얼과 MS의 ''동거''는 스트리밍 서버용 소프트웨어를 윈도NT에 번들(공짜)로 제공하는 MS 특유의 제국주의적 전략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리얼측의 고육지책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어쨋든 세계 스트리밍 산업의 98% 정도를 점유해온 MS와 리얼이 기술을 호환키로 합의함에 따라 네티즌들은 앞으로 파일의 확장자에 상관없이 윈도미디어나 리얼플레이어 하나로 모든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스트리밍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동영상 콘텐츠의 화질과 음질, 전송속도 등을 대폭 향상시킨 첨단 소프트웨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장비업체에서 인터넷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는 이번 전시회에서 ''시스코 플레이어''라는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선보였으며 AT&T와 일본의 소니, NTT 등도 관련 솔루션을 내놓았다.

''SRSwowcast.com''는 MP3의 음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프로그램을, ''Vrex.com''은동영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각각 개발했으며 ''eStudio.com''은 컴퓨터의 음향시스템을 ''서라운드''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이밖에 ''Radicalmail.com''이 e-메일의 배너광고를 클릭하면 곧바로 동영상으로변하는 메일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다수의 업체들이 동영상 메일과 관련된 자체 솔루션을 개발, 소개했다.

동영상이 자유자재로 지원되는 e-메일 솔루션은 이를 광고에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스트리밍 미디어가 새로운 비즈니스의 툴로 자리잡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수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삼성과 현대, SK 등 국내 대기업들도 이번 행사에 직원들을 보내 해외 업체들이 내놓은 신기술과 제품, 동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스트리밍 산업은 생성과 발전의 과도기를 지나 이미 팽창과 성숙의 단계로 진입했으며 이제는 MS나 리얼네트웍스 등의 솔루션 업체와는 별도로 대자본과 연결된 초대형 인터넷 방송국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급속도로 성장하는 스트리밍 산업의 세계적인 흐름에 뒤지지 않도록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이번 스트리밍 미디어쇼에 참가한 국내 인터넷방송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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