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한솔엠닷컴 인수 관련업계 반응]

중앙일보

입력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에 대해 대다수 국내통신업체들은 예견됐기 때문인듯 담담한 반응이지만 이번 인수가 올해 통신업계 최대의 이슈인 IMT-2000사업자 선정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이다.

또 일부업체는 초대형 통신사업자의 등장이 국내 통신업계의 공정경쟁을 해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IMT-2000 사업권 경쟁에 출사표를 던진 IMT-2000 한국IMT-2000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온세통신과 하나로통신은 "국내 통신업계의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IMT-2000사업자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하나로통신의 관계자는 "한솔엠닷컴은 어차피 M&A(인수합병)대상이었던 만큼 국내 기업중 인수여력이 있는 한통이 인수하는 것은 예견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한통의 대주주인 정부가 경쟁촉진의 일환으로 제2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을 설립해놓고 경쟁환경을 조성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한통의 몸집을 불리는 것은 당초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IMT-2000사업자 선정시 경쟁촉진과 소비자 이익증진 차원에서 반드시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외에 신규사업자 1개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뒤 "한통의 한솔엠닷컴의 인수가 이동전화사업자 위주로 사업자를 선정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이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솔엠닷컴을 인수하려던 목표가 좌절된 LG그룹은 "가용 재원을 LG텔레콤의 마케팅과 투자품질 및 서비스수준 향상에 투입해 꾸준히 가입자를 확대하고 LG텔레콤과 데이콤을 중심으로 종합유.무선업체로서 강점과 콘텐츠의 강점을 결합시켜 IMT-2000사업권 획득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LG는 초대형 통신사업자로 부상한 한통-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 진영과 SK텔레콤-신세기통신 진영의 2강과 맞서야 하는 상황을 맞아 매력적인 M&A대상으로 여겨지는 하나로통신과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파워콤 인수에 눈을 돌리고 있다.

LG의 관계자는 "한솔엠닷컴 인수를 포기할 경우에 대비해 하나로통신과 파워콤을 인수하는 방안을 오래전부터 마련해 놓고 있다"면서 "이제 한솔엠닷컴이 한통으로 넘어간 만큼 이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해 하나로통신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SK텔레콤은 "신세기통신과의 기업결합이 촉발시킨 통신산업 구조조정으로 3개사 경쟁체제로 간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한통도 대형화 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건전한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은 그러나 이번 한통의 한솔엠닷컴의 인수가 IMT-2000사업자 선정 등향후 국내 통신시장의 세력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편 한솔엠닷컴의 관계자는 "어차피 대주주의 지분매각이 불가피한 점을 직원들이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문화가 다른 LG텔레콤보다는 한국통신에 매각되기를 기대했다"면서 "고용승계문제도 보장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직원들의 동요도 없고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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