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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첫 CEO시스템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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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윤순봉 사장(左), 정유성 사장(右)

삼성그룹이 또다시 사장급 최고경영진에 대해 부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테크윈 사장(6월),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업부장 사장(7월) 교체에 이어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삼성그룹은 윤순봉(55)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으로 내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삼성석유화학 후임 사장에는 정유성(55) 삼성전자 부사장을 내정했다. 윤 사장은 최근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에서 불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은 삼성의료원의 경영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 아울러 그룹 내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인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서 병원과 계열사 간 협력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문제가 있는 곳이면 언제든 수시로 바꾼다. 혁신을 안 하면 언제든 조직을 흔들 수 있다는 이건희 회장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은 설립 17년 만에 처음으로 경영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설립 당시만 해도 장례문화 개혁 등 혁신적 경영이 이루어졌다. 계속 선두를 지키길 바랐으나 몇몇 주요 병원 중 하나로 위상이 떨어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할 만한 역량도 부족했다. 특히 임상 수준은 올라갔으나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마요클리닉 같은 세계적 의료기관에 비해 연구개발(R&D)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그룹이 원래 없던 CEO직까지 신설해 가며 그룹 내에서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윤 사장을 전격 내정한 연유다. 한편 그간 병원 경영을 총괄했던 이종철 현 원장은 성균관대 의대 평교수로 돌아간다.

 윤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장, 삼성전략기획실 홍보팀장 등을 거쳐 삼성석유화학 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정유성 삼성석유화학 사장 내정자는 삼성그룹의 대표적 인사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81년 삼성전자 입사 뒤 품질·감사·해외영업을 두루 거쳐 인사팀장·경영전략팀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2월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 6월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부사장은 “정 부사장은 삼성이 양성한 CEO 후보군 중 한 명으로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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