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요] 중고차 시장서 새차를 산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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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선가, 신문에선가 중고차 시장에서 새차를 사고 파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읍니까. 혹시 문제가 있는 차를 새 차로 바꿔 거래하는 것은 아닌가요. (서울 개포동에서 김진일)

중고차시장에서 새 차를 산다.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입니다. 가격도 1~2백만원은 싸다고 하더군요.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할 거예요. 한마디로 자동차 회사들의 치열한 판매경쟁 때문입니다. 본사로부터 판매량을 할당 받아 움직이던 영업사원들은 막판에 실적을 채우느라 난리를 치기 일쑵니다.

여기서 일부는 실제 팔지도 않았으면서 서류상 판매한 것처럼 꾸미지요. 문제는 나중에 입금할 때 생깁니다.

자기 주머니에서 돈을 빼 메우다가 한계에 부닥치면 결국 손해를 보고 새 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구하는 것이죠.

이런 경우도 있다더군요. 요즘은 좀 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회사들은 임직원들에게 1년에 직급별로 2~5대씩의 의무 판매량을 내려줬더랬습니다.

그게 자신의 근무성적과 직결되는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팔아야 했지요. 친구.친지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다가 안되면 차를 중고시장에 팔아 실적을 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악의 불경기에서 생기는 일이지만 자동차사에 납품을 한 회사가 대금을 자동차로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것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선 중고차 시장을 찾아가는 편이 수월했지요. 계획적으로 할부 차를 사서 중고차 시장에 처분을 하고 달아나는 범죄도 일어난답니다.

결국 그것은 비정상 거래에 해당합니다. 좀 찜찜할 수도 있겠구요. 가격이 싼 게 매력이지만 엉뚱한 피해를 볼 수도 있다니 유의할 필요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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