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독자세상] 황재나 돌잔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아빠·엄마의 모습을 빼닮은 황재나양이 29일 첫
생일을 맞는다.

오는 29일이면 우리 딸 재나의 첫 번째 생일이구나. 재나가 조금 더 커서 글을 알게 되면, 우리 재나가 엄마와 아빠에게 어떠한 존재인지 이 글을 읽고 느끼면 좋겠어.

어제와 오늘, 하루 사이에 달라진 재나의 모습은 모르겠는데 한 달 전, 두 달 전과의 차이는 확실히 느낄 수 있으니 정말 신비스럽기만 하단다.

엄마 뱃속에서 세상으로 나와 울음을 터뜨리는 재나를 마주한 순간,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닌데 재나가 엄마와 아빠의 딸임을 느꼈어. 재나의 울음소리가 아빠와 소통이 되었던가 봐. 살짝 눈시울이 붉어졌거든.

아빠는 너의 오뚝한 콧대, 넓은 이마를 보며 엄마의 딸임을, 부리부리한 눈망울과 동그란 귓바퀴를 보며 아빠의 딸임을 확신했었지. 뒷머리 한쪽이 납작한 것을 보니 아빠처럼 고집이 셀 테고, 먹을 것 앞에서 ‘으흠~’ 소리를 내며 보채는 것은 엄마의 먹성을 빼닮아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아! 하나 더. 우리 재나의 예쁜 엉덩이는 아빠 덕이라며 엄마가 늘 말하는구나.

우리 재나는 6개월이 지나서야 뒤집기를 하고 한참을 지나서야 기더니, 요 며칠부터는 앉아 있던 자리에서 가뿐하게 일어서더구나. 우리 딸! 너만의 속도로 열심히 성장해 가고 있는 거였구나.

장염, 폐렴… 우리 재나가 한차례씩 아플 때마다 엄마·아빠는 대신 아파 주고 싶었단다. 힘든 순간들을 견뎌내고 이만큼 자라줘서 정말로 고마워. 호기심도 많고, 유난히 사람을 좋아하고, 특이한 자세로 기어 다니는 우리 딸 재나야. 앞으로 또 얼마나 다양한 새로움을 엄마·아빠에게 안겨줄지 몹시 궁금하구나.

지난 9월부터 재나와 떨어져 지내는 아빠는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 한참 예쁜 짓을 하는 재나의 아름다운 순간을 엄마와 함께 하지 못해서란다. 엄마 혼자서 재나를 돌보느라 쉴 틈도 마땅하지 않을 텐데, 돌잔치 준비 또한 틈틈이 해놓는 것을 보노라면 엄마에게 더욱 미안해진단다.

재나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아빠가 재나에게 한 약속이 있지만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스럽구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가 되리라 마음 먹었는데…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는 주말마다 나른함에 짓눌려서 쉴 궁리만 한 듯 해 재나에게 미안하구나. 하지만 유아교육전문가인 엄마가 아빠 모르게 비싸지는 않지만 예쁜 옷을 사서 입히고, 맛과 영양을 갖춘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있어서 재나가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재나를 아낌 없이 사랑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께서 자주 들러 놀아주시니까 재나는 참으로 행복할 거 같구나.

 아빠와 엄마는 우리 재나에게 딱 한 가지만 부탁하고 싶다. 세상에서 정말 쓸모 있고 바른 사람으로 살아주길 바란다. 사랑한다. 재나야.

황재나 아기 돌잔치

아빠: 황덕현 / 엄마: 김은정 / 아기: 황재나
장소: 천안 플래너
일시: 2011년 10월 29일(토) 오후 6시 30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