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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품은 591m 백로, 오늘 남한강서 날개 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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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국토해양부는 올해 말 4대 강 사업의 본류 구간 완공을 앞두고 22일 한강 이포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승촌보, 낙동강 강정고령보 등 네 곳에서 ‘4대 강 새 물결맞이’ 행사를 동시 개최한다. 사진은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의 모습. [여주=김태성 기자(OK 항공촬영 무인헬기)]

4대 강 살리기 사업으로 건설된 4개 보가 완공돼 22일 시민에게 개방된다. 한강 이포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승촌보, 낙동강 강정고령보다. 이로써 16개 보 중 11개가 완공됐다. 공사가 진행 중인 낙동강의 상주보, 낙단보칠곡보, 함안창녕보 등은 11월 중 완공된다.

 4대 강 살리기 사업은 2009년 10월 첫 삽을 떴다. 2012년까지 정부예산과 지자체 사업비 등을 포함해 총 22조원이 투입된다. 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 주변에는 여의도 면적의 약 48배인 139.24㎢의 친수 생태공간이 마련된다.

 개방을 앞둔 20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천서리 이포보(길이 591m, 폭 6m).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알 조형물 7개가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여주군의 군조(郡鳥)인 백로가 알을 품고 날개를 활짝 펴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6개의 보에 달린 3m 높이의 수문을 닫아 1380만t의 물을 가둘 수 있다. 30년 빈도 강우량을 예측해 남한강 수위가 36.37m 이상 올라가면 저류지로 물이 들어가도록 설계했다.

15일 개방된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강천보의 야경. 보 상부의 공도교는 남한강 황포돛배를 형상화했다. 길이 440m로 높이 3m의 회전식 수문 7개를 갖췄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공만식 사무관은 “일부 지역에서 물이 탁해지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소수력발전소 시험가동 과정의 일시적 현상일 뿐 물이 오염될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남구 승촌동의 영산강 승촌보는 곡창지대인 나주평야를 상징하는 ‘쌀의 눈’을 형상화했다. 16개 보 가운에 유일하게 유람선이 드나들 수 있는 배나들문을 설치해 34년 만에 뱃길도 다시 열었다. 15일 공개된 남한강의 강천보와 여주보에는 하루 평균 1000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충남 부여군은 백제보를 수상관광 중심지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민간 연구소에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보의 활용과 기능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환경단체는 올여름 한강 지류인 경안천과 곤지암천이 범람해 6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본 것에 주목하고 있다. 홍수 피해는 강 본류보다 지류와 지천 주변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보가 물을 가두면 지류나 지천의 홍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대 민경석(환경공학) 교수는 “보에 물이 고이면 조류가 번식해 수질이 악화될 수 있다”며 “지류의 정비를 통해 깨끗한 물이 강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가 지역 경제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주군 주민 김태호(38)씨는 “지나가는 길에 보를 구경하고 밥 한 끼 사먹는 게 지역경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사업 완공으로 총 34만 명의 일자리 창출, 40조원의 생산유발과 지역발전 촉진 등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추진본부 안시권 기획국장은 “매년 반복되는 수해를 줄이고 수질 개선, 시민편익 증대 등으로 얻을 수 있는 금전적 효과는 사업비를 훨씬 웃돈다”고 말했다.

대구·광주·여주=홍권삼·손해용·유길용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보(洑)=각종 용수를 얻거나 배를 띄우기 위해 물을 가둬 두는 수리시설이다. 보통 수위를 높이거나 조수 역류 등을 막기 위해 하천을 가로질러 설치한다. 물이 넘쳐 흐르지 못하는 댐과 달리 일정 수위를 넘으면 물이 보를 지나 흐르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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