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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동열 “근성으로 압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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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선동열(左), 이종범(右)

프로야구 KIA의 선동열(48) 신임 감독은 양복을 입고 취임식을 하기 전에 빨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싶어 했다. 그래서 선수단 상견례 장소를 광주구장으로 옮겨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만났다. KIA의 붉은 유니폼을 매만지며 선 감독은 말했다.

 “어때요? 어울리나요?”

 선 감독은 “광주와 타이거즈는 내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타이거즈 감독으로 부임해 매우 설레고 영광스럽다”면서 “여러분은 앞으로 개인 욕심을 버리기 바란다. 내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하고 좋은 팀을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상견례를 마친 선 감독은 양복으로 갈아입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강당에서 취임식을 했다. KIA 구단은 21일 “선 감독과 3년 총액 16억4000만원(계약금 5억원, 연봉 3억8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고향 광주로 돌아왔다.

 “1995년 해태를 떠났다 (일본 주니치와 삼성 감독을 거쳐) 16년 만에 광주로 돌아왔다. 어제 저녁 서울에서 운전해 오는데 ‘광주가 이렇게 가까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팀을 만들고 싶은가.

 “명문 구단, 강하고 좋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 정신력과 근성만큼은 다른 팀을 압도하고 싶다. 승패를 떠나 9회까지 최선을 다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해태 타이거즈가 그랬다. ‘타이거즈 정신’을 계승하고 싶다. 감독이나 코치가 아니라 선배가 ‘우리 한번 해보자’며 후배들을 독려하는 팀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해태는 1983년부터 97년까지 아홉 차례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스타도 많았지만 선수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았다. ‘국보 투수’ 선동열이 떠난 뒤인 96·97년 한국시리즈에서도 연속 우승했다. 해태는 2000년 8월 KIA로 넘어갔다.

 -삼성 감독 시절과 어떻게 다를까.

 “내가 2005년 지휘봉을 잡았을 때 삼성은 공격력이 강한 팀이었다. 투수력을 강화해 2005·2006년 우승했다. KIA는 선발 투수와 중심 타선이 좋다. 그러나 작전 수행능력은 떨어진다. 가을 훈련을 통해 KIA에 맞는 색깔을 찾아보겠다.”

 선 감독은 인터뷰에서 ‘KIA에 맞는’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를 보좌할 코치들은 이순철 수석을 포함해 타이거즈 출신으로 구성 중이다.

광주=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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