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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정원’ 순천만, 아직 안 가보셨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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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에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의 모습. 바닷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갯벌 사이로 난 S자 모양의 물길을 따라 배가 지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프리랜서 오종찬]

멀리서 보면 나른할 만큼 한산해 보입니다. 하지만 어느 곳보다 생명력이 넘쳐 흐르는 곳입니다. 220여 종의 조류와 120여 종의 식물 등이 어울려 사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죠. 용산 전망대에 한 번 올라가 보세요.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움과 자연의 신비에 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8000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풍경입니다. 또 갈대 숲 사이를 걷노라면 바람에 사각거리며 속삭이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귀가 기울여집니다. 잠시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담아 보세요. 어느새 영혼이 맑아지고, 일상에 지친 피로도 풀립니다. 하늘이 우리에게 내려준 정원 ‘순천만’의 이야기입니다.

 순천만을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으셨습니까. 지난 한 해만도 전국에서 300만 명 가까이 다녀갔는데…. 이번 주말에라도 가보시면 “아!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다니…내가 왜 이제야 왔지”라고 스스로 말할 겁니다. 한두 번은 가봤다고요. 사시사철, 하루 중에도 때에 따라, 그리고 장소에 따라 변화무쌍한 풍광 가운데 겨우 한두 폭밖에 감상하지 않은 셈이죠.

 지구상에서 가장 온전하게 보전된 연안 습지, 갯벌로는 전국 최초로 지정된 국가 명승지, 에코 투어(Eco-tour·생태관광)의 1번지 등등 수식어가 많죠. 이번에 세계적으로 또 한 번 인정받았습니다. 세계적 여행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가 최고 점수인 별 3개(★★★)를 주면서 ‘매우 추천하는 곳’으로 분류했습니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지가 아니라 생태에 대해 배우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학습 관광지입니다. 꼭 자녀들을 데리고 가보세요. 갈대 밭 사이에 난 목재 데크 길도 참 운치가 있습니다. 연인과 함께 걸어 보지 않으렵니까. 전망대에 오르는 길도 구름다리나 돌아가는 길 등이 생겨 참 걷기가 편해졌습니다. 하이힐을 신고 가는 여성도 적지 않게 보이거든요. 연세가 드신 분들에게도 크게 힘들지 않습니다.

 순천만은 한반도 남쪽 끝에 있는 데다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어 다른 바닷가처럼 바람이 심하지 않습니다. 날씨가 쌀쌀할 때도 여행하기 괜찮은 곳이란 얘기죠. 겨울철에는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 등 철새들을 많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주말·휴일, 20일부터 24일까지 갈대축제까지 열려 순천만에 또 다른 재미가 더해집니다.

이해석 기자

‘세계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천

전라선 KTX의 개통으로 순천만이 수도권과 한층 가까워졌다. 서울 용산역에서 순천역까지 3시간15분이면 닿는다. 그 전에 새마을호 열차로 4시간31분 걸리던 것에 비해 1시간16분이 단축됐다.

 순천시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공인 대회인 2010 리브컴 어워즈(LivCom Awards)에서 미국 마이애미비치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2위를 차지했다. 전국에서 살기 좋은 10대 도시로 2회 연속 뽑혔고, 제1회 생생도시 평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인근 여수석유화학산업단지나 광양제철소 등에 근무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순천에서 살면서 출퇴근하고 있다.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 북인 『미슐랭 가이드』가 우리나라의 수많은 관광지 중 23곳에만 별 3개(★★★)를 줬는데, 순천은 순천만·송광사·선암사 등 3곳이나 포함됐다.

 순천시는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열기 위해 도심과 순천만 중간에 각종 정원과 수목원 등을 만들고 있다. 훌륭한 시민휴식공간과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또 늘어나는 것이다.

순천만

■ 전남 순천시 별량면·해룡면·도사동 일원
■ 갯벌습지보호지역 28㎢, 해안선 길이 40.5㎞
■ 갯벌 22.2㎢, 갈대군락 면적 2.3㎢
■ 흑두루미 등 220여 종의 철새 서식·도래
■ 갈대·칠면초 등 120여 종의 식물 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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